심플 플랜, 신나고, 또 신나고, 더 신났던 공연 [콘서트]

입력 2016-09-02 10: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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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엑세스이엔티

캐나다 출신의 팝펑크 밴드 심플 플랜(Simple Plan)의 내한공연은 예상대로 신나고, 또 신나고, 더 신나는 공연이었다.

심플 플랜은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내한공연을 개최하고 한국의 팬들과 만났다.

‘오피니언 오버로드(Opinion Overload)’로 시작된 이날 공연은 마치 쭉 뻗은 고속도로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구김살 없는 시원시원한 음악들이 이어졌다.

물론 앙코르 무대에 가서는 심플 플랜의 콘서트에서 빠지지 않는 어쿠스틱 곡도 셋리스트에 포함되긴 했지만, 이 역시도 밝고 건강한 에너지가 넘쳐흘렀다.

신나는 무대가 이어지니 자연스럽게 관객들도 연신 점프와 떼창을 이어가며 흥에 겨운 모습을 보였고, 이는 무대 위 심플 플랜의 멤버들에게까지 영향을 끼치는 선순환이 이어졌다.

일례로 보컬 피에르 부비에(Pierre Bouvier)는 “대단한 가수들이 여기 다 모여 있다. 나보다 더 노래를 잘하는 것 같다”라고 말하며 즐거워하기도 했다.

또 베이스 데이빗 데로지에 (David Desrosiers)는 무대 아래 관객석에서 연주를 하는가 하면 한 여성팬의 키스요청에 응하는 깜짝 퍼포먼스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런 멘트를 단순히 립서비스나 퍼포먼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날의 분위기가 어땠는지를 명확히 보여준 ‘사건’은 앙코르 무대에서 벌어졌다.

심플 플랜의 멤버들이 자신들의 엔딩송인 ‘퍼펙트(Perfect)’를 준비하는 사이 팬들은 일제히 ‘테이크 마이 핸드(Take My Hand)’를 외쳤고, 이를 들은 피에르 부비에는 “‘테이크 마이 핸드’가 듣고 싶어? OK”라며 즉흥적으로 백스테이지에 있던 멤버들을 불러와 무대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미 ‘퍼펙트(Perfect)’의 무대를 위해 악기까지 바꿔 맨 상태였기 때문에 ‘테이크 마이 핸드(Take My Hand)’는 분명히 셋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았던 무대였지만, 현장 관객들의 반응에 즉흥적으로 추가 무대를 선물한 것이다.

팝펑크는 한창 전성기를 누린 시절에도 ‘애들이나 듣는 음악’이라며 평가절하 받기 일쑤였고, 지금에 와서는 이미 유행이 지난 장르로 취급받고 있다. 이런 현실을 반영하듯 이날 공연장을 찾은 관객수는 생각만큼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들 어떠하리. 낮 시간 학교와 회사 등에서 받은 피로와 스트레스 따위는 공연의 첫 기타 리프가 시작됨과 동시에 모두 사라질 정도로 심플 플랜은 정말로 신나고 무대를 선보였고, 관객들은 정말로 흥에 겨운 시간을 보냈다.

피에르 부비에는 ‘디스 송 세이브드 마이 라이프(This Song Saved My Life)’를 부르기 전 “살다보면 좋지 않은 날, 혹은 좋지 않은 한주, 혹은 해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럴 때 우리들의 노래를 듣고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날 관객들은 ‘노래로 힘을 얻는다’가 어떤 것인지를 제대로 느끼고 돌아갔음이 분명하다.

사진=엑세스이엔티


● 이하 셋리스트

1. Opinion Overload
2. Jet Lag
3. Jump (‘I Gotta Feeling’ 커버 포함)
4. I'd Do Anything
5. Boom
6. Welcome to My Life
7. Kiss Me Like Nobody's Watching
8. Singing in the Rain
9. Uptown Funk (Mark Ronson & Bruno Mars 커버)
10. Can't Feel My Face (The Weeknd 커버)
11. Can't Keep My Hands Off You
12. Farewell
13. Summer Paradise
14. Crazy
15. I'm Just a Kid
-앙코르
16. Shut Up
17. Perfect World
18. This Song Saved My Life
19. Take My Hand
20. Perfect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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