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피플] 이성주 예술감독 “음악비즈니스, 기업과 윈윈해야 성공”

입력 2016-09-0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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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주 교수가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바이올린과 포즈를 취했다. 이성주 교수가 1997년 창단해 이끌고 있는 클래식 현악 앙상블팀 조이 오브 스트링스는 뛰어난 연주력은 물론 기업과의 성공적인 상생모델을 제시한 단체로 유명하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조이 오브 스트링스 이성주 예술감독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 바이올리니스트 중 한 명인 이성주 교수(61·한국종합예술학교 음악원)는 현악 앙상블팀 ‘조이 오브 스트링스(Joy of Strings·이하 조이)’를 이끌고 있는 국내 클래식음악계의 여걸이자 예술경영인이다. 음악인재의 발굴과 육성, 한국 클래식 음악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1997년 조이를 창단해 직접 예술감독을 맡았다. 이후 19년이란 짧지 않은 세월 동안 조이는 수많은 기획공연과 초청공연, 정기연주회를 열어 클래식음악을 마니아뿐만 아니라 대중에게 알려 왔다.

많은 클래식 음악단체들이 명멸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조이의 성공은 타 단체들의 부러움을 사는 한편 끝없이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성주 교수는 “조이와 기업의 윈윈 전략이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와 같은 기업의 일방적인 후원방식을 벗어나 연주단체와 기업이 서로 ‘가져갈 것’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였다.


19년간 기업체 상대 수많은 공연
클래식 음악으로 직원·고객 감동
일방적 후원 아닌 상생전략 통했죠


- 조이의 연주회를 보면 기업과 손을 잡고 진행한 경우가 많다. 조이는 국내 음악 비즈니스의 대표적인 성공모델로 꼽힌다. 기업들이 클래식 연주단체를 후원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기업 이미지 제고와 사회공헌이 가장 중요한 이유라고 생각한다. 기업이 단순히 수익을 창출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클래식음악에 대한 지원이다. 클래식음악의 확산과 발전에 기여하는 한편 기업의 직원, 고객들에게 클래식음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기업과 문화예술계, 소비자 모두에게 고루 문화적 혜택이 돌아가게 된다.”


- 경기가 침체되면서 기업들의 문화후원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이제는 기업들도 일방적인 후원방식은 선호하지 않는 시대가 됐다.

“무엇보다 기업들이 문화예술에 대한 기본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클래식음악은 사람들에게 평안과 안식, 기쁨과 위안을 가져다준다. 지난 5월부터 ‘예술지원 매칭펀드’ 사업의 하나로 뉴스킨코리아, 한국메세나협회의 지원을 받아 서울, 부산, 대구 등지에서 고객 회원들을 대상으로 ‘해설이 있는 음악회’를 진행 중이다. 지난 두 차례의 연주회에서 회원들의 반응은 매우 뜨거웠다. 연주회에 참여한 고객들은 기업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고 제품에 대한 구매욕구도 더욱 커질 것이다. 조이의 음악을 들으면 삶이 즐거워진다. 직원과 고객에게 이만한 동기유발 요인은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조이는 이 부분에 특별히 주목하고 있다.”

이성주 예술감독.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기업과 함께 하는 조이의 연주회 프로그램을 보면 기업과 관객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구성한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조이는 창단 이래 다양한 기획 및 초청 연주회를 통해 방대한 레퍼토리를 구축했다. 덕분에 나이, 장소, 소외계층 등 수준별로 맞춤형 프로그램 구성이 가능하다. 여기에 관객들이 어렵지 않게 클래식음악을 감상하고 친숙해질 수 있도록 사전에 철저히 조사하고 기획한다. 조이의 연주에 대한 기업과 고객의 만족도가 높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 기업들이 클래식음악계에 후원을 선뜻 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로 “클래식은 돈이 많이 들 것이다”라는 선입견을 꼽기도 한다.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할 수 있다. 조이의 경우만 봐도 실내악이다. 오페라와 같은 장치예술이 아니기 때문에 제작비가 별도로 들지 않는다. 소규모 예산으로도 충분히 관객에게 큰 감동을 선사할 수 있다.”


- 조이와 같은 클래식 연주단체들에게 가장 필요한 지원은 어떤 것인가.

“재정지원이다. 일시적인 지원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기금지원도 필요하지만 시설지원, 악기지원, 인력지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올해 하반기 조이의 주요 일정은 어떤 것인가.

“기획·초청연주회들이 있고 연말에는 송년음악회를 계획하고 있다. 12월30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IBK홀에서 ‘윈터스토리’라는 타이틀로 개최한다. 그리고 곧바로 2017년 1월에는 조이 20주년 기념 신년음악회를 예술의전당과 독일 베를린필하모닉 체임버뮤직홀에서 잇달아 열게 된다.”


● 이성주

▲1964년 서울시향 소년소녀 협주곡의 밤을 통해 데뷔 ▲1969년 도미 줄리어드 예비학교·음악대학·대학원 졸업 ▲1976년 뉴욕 카프만홀에서 미국 데뷔 ▲현 한국예술종합학교 기악과 교수 ▲수상 : 뉴욕 비에냐프스키 콩쿠르 1위, 시벨리우스콩쿠르·워싱턴콩쿠르·차이코프스키콩쿠르·퀸엘리자베스콩쿠르 등 입상 및 파이널 리스트 선정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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