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리 여성시대’ 연 문안나-안지민-임태경

입력 2016-09-0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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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안나-안지민-임태경(왼쪽부터).

남자선수 위협하는 다승왕 후보들
‘막내 기수’ 김인혜 후반기에만 5승

가을이 성큼 다가왔지만 미사리 경정장의 뜨거운 열기는 좀처럼 가시지 않는다. 올 시즌은 절대 강자도 없고 절대 약자도 없는 기량 평준화 현상이 두드러져 매회차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펼쳐지고 있어서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여자선수들이다. 현재 등록된 여자선수는 17명. 압도적으로 많은 남자선수들에게 밀려 비주류로 평가 받아왔지만 올해는 다르다. 대부분의 여자선수들이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숫자는 적지만 경정에서 차지하는 비중만큼은 웬만한 남자 강자들 못지않은 수준까지 올라온 것이다. 바야흐로 미사리 여성시대다.

특히 문안나(3기·32세), 안지민(6기·31세), 임태경(10기·28세) 트리오는 다승 부문에서 톱10 안에 랭크되면서 누구도 무시하지 못할 강자로서 확실히 자리매김 했다. 문안나, 안지민은 20승으로 다승 공동선두 이재학, 어선규에 2승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 기세를 연말까지 유지하면 경정 최초로 여자선수가 다승왕을 차지하는 진기록이 나올 수도 있다.

여자선수 가운데 막내기수인 김인혜(12기)의 후반기 활약도 눈부시다. 후반기에만 5승을 거뒀다. 최근 6회차 동안 평균 착순점 7.13점으로 고공행진중이다. 등급은 B1급이지만 성적만큼은 A1급 강자들에게 전혀 밀리지 않는다. 전반기 주선보류로 출전하지 못했던 반혜진(10기)도 후반기 복귀 이후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연일 선전을 펼치고 있다. 29회차에서 잠시 주춤했지만 지난주 자신의 올 시즌 첫 우승을 포함해 깔끔하게 2연속 입상을 성공시키며 후반기의 활약이 반짝이 아님을 증명했다.

2014년 그랑프리 준우승자 손지영의 복귀도 여자선수들의 활약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출산으로 1년6개월의 공백기간이 있었지만 한때 여자 최강자라는 평가를 받아왔던 선수답게 30회차에서 복귀하자마자 2연속 입상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전문가들은 “올 시즌만큼 여자선수들이 고르게 좋은 활약을 펼쳤던 시즌이 없었다”고 입을 모은다. 기획 편성으로 인빠지기 초강세가 이어지고 있고 전법상 궁합이 좋은 찌르기 입상 비중도 상당히 높아지다 보니 상대적으로 남자선수들에 비해 몸무게가 가벼운 여자선수들이 유리하게 경주를 풀어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앞으로 온라인 스타트 경주가 시행되면 체중의 이점을 얻어 직선에서 강점을 보이는 여자선수들이 더욱더 좋은 활약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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