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르디올라의 위대한 여정] 맨체스터 더비에서 다시 만난 ‘최대 라이벌’

입력 2016-09-2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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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무리뉴 감독-맨체스터 시티 과르디올라 감독(오른쪽).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과르디올라 - 무리뉴, 라리가 때부터 기싸움
사제지간 함께한 요한 크루이프 최고의 스승


축구에 있어서만큼은 확고한 신념과 고집을 지닌 맨체스터시티(잉글랜드) 펩 과르디올라(45) 감독은 선수를 비롯한 여러 축구인과의 관계에서도 호불호가 명확하게 갈린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아무리 세계적 실력을 갖췄더라도 자신의 전술과 부합하지 않는 선수는 과감히 내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대표적으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5·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009년 7월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끌던 FC바르셀로나(스페인)로 이적했는데, 당시 FC바르셀로나 유스팀 출신의 ‘신성’ 리오넬 메시에게 주도권을 빼앗기면서 과르디올라 감독의 전술 밖으로 밀려났다. 이브라히모비치는 과르디올라 감독과 잦은 말다툼을 벌인 끝에 AC밀란(이탈리아)으로 떠났고, 이후로도 과르디올라 감독에 대해 “남자답지 못하다. 줏대 없는 겁쟁이다”며 공개적으로 비난을 일삼았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냉정한 선수기용은 최근에도 이어지고 있다. 그가 맨체스터시티 지휘봉을 잡은 뒤로는 주축 미드필더 야야 투레(33)와 수문장 조 하트(29) 등의 입지가 급격히 흔들렸다. 하트는 결국 토리노(이탈리아)로 이적했다.

반대로 선호하는 유형의 선수들에게는 누구보다 깊은 믿음을 드러낸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2006독일월드컵 당시 한 잡지에 기고한 칼럼에서 잉글랜드대표팀에 대해 “웨인 루니(31·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더 결정력 있고 화려한 축구를 한다. 그러나 피터 크라우치(35·스토크시티)의 영향력이 더욱 크다”며 “크라우치가 뛰면 모두 그의 움직임에 맞춰야 한다. 그러면 팀에는 더 많은 이득이 따른다. 크라우치는 본인의 역할을 잘 알고 있다. 잉글랜드는 크라우치를 가졌다”고 극찬했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과르디올라에게 조세 무리뉴(53) 감독은 빼놓을 수 없는 최대 라이벌이다. 둘은 과거 스페인 무대에서 각각 FC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 사령탑을 맡아 본격적으로 경쟁구도를 형성했다. 2016∼2017시즌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전통적 라이벌 구단인 맨체스터시티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으로 재회해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10일(한국시간) 벌어진 첫 ‘맨체스터 더비’에선 과르디올라 감독이 2-1로 이겨 무리뉴 감독과의 역대전적에서도 절대우위(8승6무3패)를 이어갔다.

현대축구를 이끄는 명장 과르디올라 감독에게도 위대한 스승이 있다. 3월 69세를 일기로 별세한 요한 크루이프(네덜란드)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1990년 크루이프가 지휘하던 FC바르셀로나를 통해 프로에 데뷔했다. 이후 둘은 6년간 사제지간으로 동고동락했고, 그의 가르침은 현재 과르디올라 감독의 지도력에 큰 영향을 미쳤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크루이프가 세상을 떠난 당시 “나는 크루이프를 만나기 전까지 축구를 알지 못했다. 나는 그를 통해 축구를 이해했고, 그의 조언은 무척 중요했다. 그는 나의 눈을 뜨게 했다”며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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