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모비스 양동근. 스포츠동아DB
“둘에게 일찍 일러뒀어요.”
모비스 주장 양동근(34)은 3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진행된 2016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 순위 추첨에 참석해 1라운드 1순위 지명권이 팀에 주어지자 유재학(53) 감독 등 코칭스태프와 얼싸안고 함께 기쁨을 누렸다. 기량이 출중한 선수를 뽑을 수 있다는 것은 코칭스태프뿐 아니라 선수들에게도 반길 만한 일이다. 신인 드래프트 지명순위 추첨을 마친 뒤 양동근은 뒷이야기를 하나 털어놓았다.
이종현-최준용(오른쪽). 스포츠동아DB
양동근은 추첨을 앞두고 이종현(22·고려대)과 최준용(22·연세대)에게 일찌감치 연락했다. 남자농구대표팀에서 함께 생활하며 둘과 친분을 쌓았던 그는 “우리 팀에 올 수 있으니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모비스는 선수들 사이에서 훈련이 힘들기로 소문난 구단이다. 선배의 메시지에 이종현과 최준용은 반신반의하며 대답했다고 한다. 그런데 실제로 둘 중 한 명은 모비스 유니폼을 입을 공산이 커졌다. 유 감독은 1순위 지명권을 확보한 뒤 이종현과 최준용 중 한 명을 뽑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동근은 “내가 메시지를 보냈을 때만 해도 둘은 ‘설마’했을 것이다. 나도 가능성이 적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재미삼아 보냈는데, 실제로 둘 중 한 명은 우리 팀에 오게 됐다”며 웃었다. 이어 “팀에 와서 경험해보면 알겠지만, 마음을 다잡고 와야 한다. 만만치 않다는 걸 몸소 느끼게 해주겠다”며 의미심장한 한마디를 덧붙였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