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딜런 음반·도서, 노벨상 효과에 반짝특수

입력 2016-10-16 21: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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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어송라이터 밥 딜런. 사진출처|ⓒGettyimages/이매진스

싱어송라이터 밥 딜런. 사진출처|ⓒGettyimages/이매진스

밥 딜런이 13일 올해의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후 그의 음반과 관련 도서가 주목받고 있다.
16일 온라인서점 예스24 측은 “밥 딜런 앨범은 13일 오후 8시(한국시각) 노벨문학상 수상 발표 직후부터 15일까지 모두 211장이 판매됐다”고 밝혔다. 수상 발표 한달전(9월13~10월12일)까지 6장, 수상 발표 이틀 전(10월11~12일)까지는 1장이 판매된 것에 비하며 엄청난 증가량이다. 이 덕분에 밥 딜런의 오리지널 음원 44곡을 수록한 ‘더 리얼… 밥 딜런’과 그의 대표앨범 ‘더 프리휠링 밥 딜런’은 예스24 팝 음반 베스트셀러 1, 2위를 기록했다.

관련 도서 역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밥 딜런의 유일한 저서인 자서전 ‘바람만이 아는 대답’은 수상 전 한 달 동안 판매량이 1권뿐이었으나, 15일까지 사흘간 판매량이 294권으로 29300% 늘어나며 예술 분야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다. 밥 딜런의 시적인 가사를 분석한 ‘음유시인 밥 딜런’도 같은 기간 70권의 판매량으로 예술 분야 베스트셀러 5위에 올랐다.

인터넷교보문고에서도 13일 오후 8시부터 이튿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3시간 동안 밥 딜런 자서전과 관련 서적이 50권이 판매됐다. 2005년 출간 이후 판매량 307권의 16.3%가 하룻밤 사이에 팔린 것이다. 인터넷 중고서점 알라딘에서도 16일 현재 ‘더 리얼…밥 딜런’이 베스트셀러 음반 1위에 오른 것을 비롯해 50위권에 밥 딜런의 각종 음반 11장이 올랐다.

하지만 국내 음원차트에선 반짝 호기심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밥 딜런의 대표곡 ‘녹킹 온 헤븐스 도어’와 ‘블로잉 인 더 윈드’가 14일 한때 멜론 급상승 차트 1위와 3위를 기록하고, 네이버뮤직 ‘해외 톱100’ 차트에도 3곡이 10위권에 오르기도 했지만, 15일부터 순위권 밖으로 밀려나기 시작했다. 10~20대 소비자 위주의 음원시장에서 밥 딜런은 크게 조명 받지 못하는 점을 보여준다. 예스24 측도 “밥 딜런의 도서와 음반 구매자 대부분은 40~50대”라고 말했다.

하지만 밥 딜런 음악의 시적인 노랫말은 사회 여러 분야에 영향을 미쳤다. 애플 창시자 스티브 잡스는 1984년 1월 맥킨토시를 처음 소개하는 발표회 자리에서 밥 딜런의 명곡 ‘더 타임즈 데이 아 어 체인징’ 노랫말 ‘오늘의 패자가 내일의 승자가 될거야/시대가 변하고 있으니까’라는 노랫말을 낭독했다. 당시 컴퓨터 시장을 장악한 IBM에 도전장을 던진 잡스의 속내를 그대로 대변해주는 문구였다.

2008년 6월 미국 뉴욕타임스는 장거리 전화 사용자가 전화카드 회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 대한 연방 대법원 판결에서 당시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당신이 가진 게 없다면, 잃을 것도 없다’는 밥 딜런의 ‘라이크 어 롤링 스톤’ 가사를 인용하며 원고의 소송 자격이 없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고 보도했다. 이 사례를 포함해 미국 연방법원에서는 약 30차례나 밥 딜런의 노랫말을 판결문에 인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밥 딜런은 국내 가수에도 영향을 미쳤다. 1970년대 한국 포크음악에는 밥 딜런의 향취가 크다.
한대수는 어린 시절 미국에서 생활하며 밥 딜런에 크게 영항을 받았고, 한국으로 와 자유를 노래하며 ‘한국 히피 문화의 선구자’ ‘한국 포크록의 대부’로 불리게 됐다. ‘아침이슬’은 쓴 김민기, ‘담배’를 부른 서유석도 밥 딜런의 영향을 받은 뮤지션으로 꼽힌다. 김광석은 밥 딜런의 ‘돈 싱크 트와이스, 잇츠 올라잇’에 한국어 가사를 붙인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를 불렀다.

밥 딜런은 딱 한 번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2010년 3월31일 오후 8시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역사적인 내한공연을 펼쳤다. 데뷔 48년, 그의 나이 69세였다. 이날 지드래곤, 가인 등 아이돌 스타들도 그의 공연을 봤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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