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 한국여자농구를 이끌었던 ‘바니공주’ 변연하(앞줄 왼쪽 4번째)가 30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KB스타즈-KDB생명전 하프타임에 진행된 은퇴식을 통해 26년간 정들었던 코트와 작별을 고했다. 사진제공 | WKBL
KB스타즈, 홈 개막전서 KDB 완파
안덕수 감독 데뷔전 승리 기쁨 두배
KB스타즈는 ‘삼성생명 2016∼2017 여자프로농구’에서 우리은행의 독주를 견제할 대항마로 꼽힌다. 국가대표 슈터 강아정을 보유했고, 신인 드래프트에서 박지수를 뽑아 팀의 염원이던 대형 센터까지 갖췄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가지 해결하지 못한 과제가 있었다. 지난 시즌까지 에이스 역할을 맡은 변연하(은퇴)의 빈자리를 확실하게 메워줄 선수가 없다는 점이었다. KB스타즈 안덕수 신임 감독 역시 변연하의 공백을 단숨에 해결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안 감독은 그 대신 변연하의 역할을 나머지 선수들이 조금씩 나눠 맡는 것으로 정하고 새 시즌에 돌입했다.
KB스타즈는 30일 청주체육관에서 KDB생명을 상대로 홈 개막전을 치렀다. KB스타즈 선수들은 안 감독의 요구대로 변연하의 역할을 조금씩 분담했다. 게임 리딩은 홍아란(6점·3어시스트)이 맡았다. 지난 시즌 변연하와 함께 뛰며 슈팅가드로 변신했던 홍아란은 다시 경기 조율에 집중했다. 1쿼터에만 4점·3리바운드·1어시스트로 KB스타즈가 18-5로 크게 앞서는 데 기여했다. 실책 없이 안정적으로 경기를 이끌었고, 벤치의 요구대로 스피드를 앞세운 빠른 속공을 펼치기 위해 애썼다.
득점은 역시 강아정이 책임졌다. 시즌 개막 직전 발목을 다친 강아정은 몸이 완전치 않은 상태에서 경기에 나섰다. 하체 밸런스가 좋지 않은 듯 외곽슛의 정확도는 크게 떨어졌지만, 중요한 순간마다 득점포를 가동했다. 3쿼터까지 3점슛으로만 6점을 넣은 강아정은 4쿼터 KDB생명이 43-36으로 맹추격하자 개인돌파로 상대의 파울을 유도해 자유투를 얻어낸 뒤 득점으로 연결했다. 경기 종료 4분18초 전에는 3점포를 재가동했다. 강아정의 득점이 나오면서 KB스타즈는 54-41, 13점차로 다시 달아나며 승리를 예고했다. 강아정은 14점·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14점은 양 팀 통틀어 이날 국내선수 최다득점이었다.
KB스타즈는 61-46으로 KDB생명을 제압하고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안 감독도 데뷔전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맛봤다.
청주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