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하선 “2년간 슬럼프 없었다면 짠내연기 못했을 것”

입력 2016-11-23 10:37: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배우들은 종종 길고 짧은 공백기를 갖는다. 자기관리와 휴식을 위한 시간이 일반적이다. 불가피하게 공백기를 갖는 스타도 있다. 배우 박하선이 그런 경우다.

2014년 드라마 ‘유혹’ 이후 박하선에게는 본의 아니게 2년이라는 꽤 긴 공백기가 찾아왔다. 출연하기로 했던 작품들이 연이어 무산되면서 배우로서 큰 시련을 맞았다.

“겪고 싶지 않은 일들의 연속이었어요.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출연하기로 했던 두 작품이 엎어지더라고요. 암울하고 슬펐어요. 오래 쉬다 보니 자존감도 낮아졌어요. 일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꽤 긴 슬럼프였어요.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아요.”

이런 아픔이 양분이 됐을까. 박하선은 복귀작인 tvN ‘혼술남녀’를 통해 ‘날개’를 달았다. 박하선은 극 중 ‘노량진 장그래’라 불리는 국어강사 박하나 역을 맡아 시트콤 ‘하이킥 짧은다리의 역습’ 이후 다시 한 번 코믹 연기에 도전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2년간 드라마나 영화를 거의 보지 않았어요. 다른 배우들이 너무 부러웠거든요. 그러다 우연히 ‘미생’이라는 드라마를 보게 됐는데, 장그래라는 인물을 보면서 제 처지가 더 서글퍼지더라고요. 그런데 이번에 제가 맡은 캐릭터가 ‘노그래’(노량진 장그래)였잖아요. ‘이 역할을 제대로 해내라고 2년을 쉬게 하셨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힘든 날이 없었다면, 짠내나는 박하나는 없었을 거예요. 하지만 이제 쉬는 건 싫어요. (웃음)”



힘든 20대 후반을 잘 견딘 박하선은 30대가 되면서 연기를 즐길 수 있게 됐다. 박하선은 “이제야 조금 편안하다. 예전에는 늘 초조했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했고, 조급했다. 그런데 막상 서른이 되니 홀가분하다. 차분해진 것 같다”며 “20대 때보다는 조금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하는 모습에서도 확실히 여유가 생겼다. “드라마의 인기와 슬럼프 탈출에 ‘어깨춤’이 절로 춰진다”는 박하선은 팬들의 시즌2 요청 쇄도에 적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혼술남녀’ 시즌2에 꼭 출연하고 싶어요. 꼭 제작됐으면 좋겠어요. 아직 풀어야 갈 이야기도 많을 것 같고, 우리 드라마는 왠지 최장수 시즌제 드라마로 가도 될 것 같은데 말이죠. 저도 ‘tvN 공무원’ 같은 거 해보고 싶어요. 오래 쉬었더니 욕심이 생기네요. 안 시켜주시나요? (웃음)”

박하선은 되찾은 자신감과 함께 인생에 대한 목표도 단단해졌다. 진짜 배우가 되는 길을 걷기 시작한 것이다.


“또 언젠가는 힘든 시기가 찾아올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전처럼 힘들 거라 생각하지 않아요. 조급함도 사라졌고, 많이 단단해졌어요. 최선을 다했던 기억이나 제게 보내주신 응원은 모두 큰 힘이 돼요. 이 힘으로 버티면 돼요. 그렇게 버티고 나면 언젠가 제 이름에 배우라는 타이틀이 잘 어울리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