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응 마친 KB손해보험 황택의, 성장의 밑거름은 ‘성공체험’

입력 2016-12-0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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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해보험 세터 황택의는 올 시즌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의 주인공이다. 데뷔전에서 그의 역할은 원포인트 서버였지만, 적응을 마친 지금은 다양한 공격패턴을 활용해 득점확률을 높이는 세터로 거듭났다. 스포츠동아 DB

KB손해보험 세터 황택의는 올 시즌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의 주인공이다. 데뷔전에서 그의 역할은 원포인트 서버였지만, 적응을 마친 지금은 다양한 공격패턴을 활용해 득점확률을 높이는 세터로 거듭났다. 스포츠동아 DB

KB손해보험 세터 황택의(20)는 올 시즌 프로배구 V리그에 데뷔한 신인 중 단연 군계일학이다. 팀 공격 전체를 조율하는 세터 포지션의 특성상 데뷔 첫해부터 자리 잡기가 쉽지 않지만, 가진 장점을 최대한 살리며 팀에 녹아들고 있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찾아오는 ‘성공체험’은 큰 자산이다.

배구관계자들은 황택의에 대해 “다재다능한 세터”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 그는 고교(송산고) 졸업 후 여러 대학의 러브콜을 받았을 정도로 기량을 인정받았고, 성균관대에 입학하자마자 주전 자리를 꿰찼다. 190㎝의 세터로선 큰 키와 긴 팔을 이용한 타점 높은 토스와 강력한 서브는 최고의 무기였다. “공격수 2~3명을 줘도 바꾸고 싶지 않은 세터”라는 대학 시절 평가는 과장이 아니었다. 올 시즌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에는 이유가 있었다. 그 잠재력을 V리그에서도 보여주고 있다.

황택의는 올 시즌 10경기에 출장해 세트당 4.094세트, 정확도 46.5%(282시도 131성공)를 기록 중이다. 특히 11월30일 한국전력전에서는 혼자 경기를 책임지며 50%(62시도 31성공)의 세트정확도를 기록했다. 비록 주포 전광인이 빠진 한국전력을 상대하긴 했지만, 혼자 경기를 책임지며 팀의 세트스코어 3-0 완승을 이끈 것은 의미가 컸다. 성장의 밑거름이 될 ‘성공체험’이었다. 이날 황택의는 올 시즌 처음으로 한 경기에서 세트당 10세트(10.333)를 기록하며 팀의 공격을 조율했다.

KB손해보험 황택의. 사진제공|KOVO

KB손해보험 황택의. 사진제공|KOVO


황택의의 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공격패턴을 활용하는 것이다. 표본은 작지만, 오픈(83시도), 후위(69), 속공, 퀵오픈(이상 55), 시간차(20) 등 가능한 공격패턴을 모두 활용했다. 특히 오픈(29.4%), 후위(24.5%), 속공, 퀵오픈(이상 19.5%)의 점유율이 고르고, 상대의 허를 찌르는 시간차(7.1%)도 활용한다. 공격패턴이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것은 눈여겨봐야할 부분이다. 성공률은 속공(56.4%)이 가장 높고, 퀵오픈(47.3%), 후위(44.9%), 오픈(42.2%), 시간차(40%) 순이다. “팀에 적응하면 자신 있게 내 플레이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던 황택의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옥에 티였던 외국인선수 아르투르 우드리스와 호흡도 좋아지고 있다. 리그의 특성상 에이스 역할을 하는 외국인선수와 세터의 호흡이 중요하다. 황택의는 애초 무조건 높은 토스로 일관했다. 외국인선수와 호흡을 맞춰본 경험이 없어서다. 우드리스가 공을 쫓다 상대 블로킹을 보지 못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했다. 그러자 황택의는 우드리스와 대화를 통해 토스의 높이를 조절했고, 우드리스도 11월30일 경기를 마친 뒤 황택의의 토스에 엄지를 치켜세웠다는 후문이다. 이 또한 하나의 성공체험이다.

KB손해보험 구단관계자는 “(황택의가) 정말 빨리 적응했다”며 “실력과 멘탈을 모두 갖춘 선수다. 신인 세터가 이 정도로 빨리 적응하기 쉽지 않다. 공격수들의 눈높이에 맞춰 토스할 줄 아는 세터라 기대가 크다. 다양한 플레이를 하는 데다 우드리스와 호흡도 잘 맞기 시작했다. 우드리스도 경기 중에 무척 좋아하더라. 서브를 넣을 때도 전혀 흔들림 없이 안정감이 있다”고 칭찬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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