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넥센맨’ 김태완 “설렘보다 절실함, 제대로 야구하고파”

입력 2016-12-09 15: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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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출신의 김태완. 스포츠동아DB

“설렘보다는 절실함이 크다. 무엇보다 제대로 야구하고 싶다.”

11년간 뛴 한화를 떠나 넥센에서 제2의 야구인생을 시작하게 된 김태완(32)의 첫 마디였다.

넥센은 9일 김태완의 영입 사실을 전했다. 김태완은 9월20일 한화에서 웨이버 공시된 뒤 80일 만에 새 둥지를 찾았다.

김태완은 2008~2009시즌 각각 23홈런, 2010시즌 15홈런을 기록하며 장타력을 인정받았고, 선구안도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공익근무요원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뒤에는 기량을 보여주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김성근 감독이 부임한 2015시즌부터는 2년간 46경기에만 출장해 타율 0.273(66타수18안타), 3타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더 잘할 수 있다는 아쉬움이 컸다. 재도전 의지가 무척 강했다. 넥센 구단관계자는 “김태완의 의지가 무척 강했다. 영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며 “여전히 경쟁력이 있고, 능력과 가치가 충분한 선수라고 판단했다. 본인이 야구를 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면 된다”고 밝혔다.

9일 오후 연락이 닿은 김태완의 목소리는 밝았다. 새로운 시작에 대한 설렘이 묻어났다. 그가 인터뷰 내내 강조한 것은 바로 ‘내 야구’였다. “원하는 야구를 해 보라”는 넥센 이장석 대표이사의 말도 김태완에게 큰 울림을 줬다. “사실 타격폼을 바꾸는 것은 큰 틀이 아닌 기존의 틀 안에서 작은 변화를 주는 것이다. 그 부분을 인정해주셨고, 좋게 봐주셨다. 잘 맞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데이터를 중시하는 넥센의 팀 컬러도 영향을 미쳤다. 넥센은 축적된 데이터를 응용해 이에 맞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작업에 한창인데, 이는 신임 장정석 감독 체제에서 이뤄야 할 하나의 숙원사업이다. 예를 들면 맞대결, 구장별 성적 등 모래알처럼 흩어진 1차 데이터를 가공해 2차 데이터를 만들고, 이를 투수교체, 작전 등 현장에 적용하는 것이다. 김태완은 “그런 부분도 작용했다. 인정해주셨고,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선수의 야구를 존중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각오도 남다르다. 백의종군하겠다는 각오다. 김태완은 “내 야구를 했는데도 성적이 안 나오면 그것이 내 실력이다”며 “선수마다 ‘내 야구’가 있는데, 나는 그것을 잃어버렸었다. 이제는 내 위치에서 할 수 있는 것을 다 하면서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 내가 가장 도움이 될 방법을 찾겠다. 그동안 꾸준히 운동하면서 몸을 만들고 있었다. 주어진 환경에 맞게 최선을 다하겠다. 2017시즌은 내 야구인생에서 새로운 도전이자 즐거운 모험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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