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윤규진이 밝힌 ‘데뷔 첫 100이닝’의 소중함

입력 2016-12-1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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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윤규진. 스포츠동아DB

2015시즌과 같은 특급 마무리투수의 면모를 보여주진 못했다. 그러나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41경기에 등판했고, 데뷔 14년차에 처음으로 100이닝을 돌파한 것에서 의미를 찾았다. 한화 우완투수 윤규진(32)의 얘기다.

윤규진은 2015시즌 한화의 마무리였다. 그해 40경기에서 3승2패10세이브3홀드, 방어율 2.66을 기록했다. 시속 150㎞가 넘는 빠른 공과 종으로 휘는 슬라이더, 포크볼 등의 변화구를 앞세워 상대 타자를 제압했다. 권혁, 박정진과 함께 한화 불펜의 중심에 섰다. 그러나 팀이 한창 순위다툼을 하던 8월 어깨 통증으로 이탈했고, 지난해 10월 오른쪽 어깨 웃자란 뼈 제거수술을 받았다.

다행히 회복속도가 빨라 4월17일(대전 LG전) 복귀 후 큰 문제없이 시즌을 소화할 수 있었다. 9월18일 대전 KIA전에서 2이닝을 소화하며 데뷔 후 처음으로 한 시즌 100이닝을 돌파했다. 성적은 7승7패1세이브3홀드, 방어율 6.82. 2014~2015시즌과 같은 안정감을 보여주진 못했지만, 최선을 다해 무너질 대로 무너졌던 한화 마운드를 지탱했다.

5월21일 수원 kt전부터는 선발투수라는 새 옷으로 갈아입었는데, 이는 2009년6월21일 목동 히어로즈전 이후 2526일 만이었다. 올 시즌 16경기(71.1이닝)에 선발등판하며 스스로 활용폭을 넓혔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많은 것을 깨달았다. “선발투수로 보직을 바꾼 뒤 모든 것을 예민하게 받아들였다.” 필승 계투요원의 1실점은 경기 흐름이 바뀌는 요소지만, 선발투수의 초반 1~2실점이 전체의 흐름을 좌우하진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이후부터는 구속보다 완급조절과 제구에 초점을 맞추고 투구했다. 100이닝은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시즌을 마친 뒤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 참가해 구슬땀을 흘렸다. 많은 것을 얻은 자리였다. 특히 수술 후 첫 시즌에 100이닝 이상 소화하고도 통증이 없다는 점이 가장 반갑다. 누군가에게 흔한 100이닝이지만, 데뷔 16년차에 이를 처음 경험한 윤규진에게는 의미가 큰 기록이다. 윤규진은 “한 시즌 100이닝 이상 소화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그 부분에 의미를 두고 싶다”며 “캠프지에서 캐치볼을 하면서 팔 상태도 괜찮아졌다고 느꼈다. 서서히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며 “통증은 완전히 사라졌다. 좋은 리듬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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