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 토픽] ‘폭풍 영입’ 강원FC, 기대와 우려 사이

입력 2016-12-1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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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K리그 클래식(1부리그)으로 복귀하는 강원FC는 적극적 선수 영입으로 연일 축구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2018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목표로 내건 조태룡 강원 대표이사(위)는 “당분간 선수 영입 발표는 계속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포츠동아DB

돈도 벌고 성적도 내고…도·시민구단 본보기 기대
과도한 선수 영입 재정적 부담…일부 부도 우려도

4년 만에 다시 K리그 클래식(1부리그) 무대를 밟는 강원FC가 오프시즌 화제의 중심에 섰다. 9일 ‘1호 영입’ 이근호(31)를 시작으로 연일 선수들을 ‘폭풍 영입’해 축구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기존 ‘돈 못 쓰고 가난한’ 도·시민구단의 이미지를 깨는 ‘파격 행보’다.

강원은 국가대표로 월드컵에 출전했던 이근호, 오범석(32)과 함께 일본, 태국에서 뛰었던 김승용(31) 등 고참급 30대 선수 3명을 데려왔다. 김경중(25), 박선주(23) 등 20대 중반의 선수들도 영입해 선수단의 신구조화를 꾀했다. 15일에는 한때 4부리그격인 K3에서 뛰었던 ‘싸움닭’ 강지용(27)을 부천FC에서 데려왔다. 이근호처럼 기량과 명성이 높은 선수도 있고, 강지용처럼 덜 알려졌지만 축구에 대한 간절함이 남다른 선수들도 있다.

강원이 놀랄 만한 공격적 투자로 선수들을 끌어 모으고 있는 것은 조태룡(52) 대표이사가 이미 밝혔듯, 2018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이란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다. 즉, 내년 시즌 클래식 3위 안에 들겠다는 야무진 꿈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강원에 입단한 이근호-오범석-김승용-박선주(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스포츠동아DB·강원FC


오프시즌을 달구는 강원의 행보에 대해 클래식 A기업구단 사장은 “강원의 공격적 선수 영입은 신선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기존 구단들에도 좋은 자극제가 될 것”이라며 “도·시민구단도 잘만 운영하면 돈도 벌고, 성적도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그렇게 된다면 기업구단에도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강원의 예상 밖 행보를 일정 부분 견제하면서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우세하지만, 한쪽에선 우려하는 의견도 개진하고 있다. 과도한 선수 영입이 재정적 부담으로 작용해 ‘부도를 내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다. B구단의 한 프런트는 “이근호 영입만 해도 최소 30억원이 들어갔을 것”이라며 “내년에 강원이 적어도 200억원 이상을 쓰겠다는 말인데, 도·시민 구단으로선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조 대표이사는 “부도? 그건 현금 흐름 시스템을 잘 몰라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에서 단장을 맡아 구단 살림살이를 책임졌던 그는 “선수 몸값도 감당하지 못하면서 데려온다면 말이 되느냐. 하나의 예를 든다면, 강원도의회의 도움을 받아 도에서 지원받는 예산의 집행 시기도 구단 운용 계획에 맞췄다. 전혀 문제될 게 없다”고 설명한 뒤 “당분간 선수 영입 발표는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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