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고삐 푼 일본…국내 후폭풍 얼마나 클까?

입력 2016-12-2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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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베정부 ‘복합리조트 촉진법’ 통과

오사카·요코하마·홋카이도 후보지
관광 콘텐츠 풍부 내국인 유출 우려
해외게이밍 기업들, 日 투자 관심도

지난 주 전격적으로 카지노를 허용한 일본의 행보에 한국의 카지노 업계가 촉각을 세우고 있다. 아베정부가 몇 년째 밀어붙였던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Integrated Resorts:IR) 정비 촉진법’이 15일 상원 격인 참의원을 통과했다. 카지노, 국제회의장, 호텔 등이 포함된 복합리조트 건립을 위한 기본법으로 ‘카지노 해금법’으로도 불린다.

국제관광산업의 여러 분야에서 일본과 경쟁해 온 우리로서는 결코 남의 나라 일이 아니다. 특히 복합리조트는 우리 정부가 관광산업의 유망분야라며 적극 추진했던 사업이다. 업계에서는 정책이 현실화되는데 필요한 시간을 들어 “당장은 직접적인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적지 않은 피해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한 관계자는 “카지노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일본과 중국 입장객 가운데 우선 일본손님부터 줄어들 것이다. 외국인 카지노 대부분의 시설이 영세해 관광인프라가 좋은 일본과 경쟁하면 중국인 입장객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반대의견도 있다. “빨라야 2022년에서 2023년에 문을 열 일본의 카지노 복합리조트를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보는 시각이다. 내년 4월 영종도에 문을 여는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 시티의 관계자는 “카지노 복합리조트의 첫 단추를 꿴 것에 불과하다. 앞으로 구체적인 실행법안 마련, 후보지역 선정, 사업자 선정, 복합리조트 착공까지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해 중국인 관광객 선점 등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 외국인 관광객 보다 국내 게이밍 수요 유출 우려도

외국인 전용 카지노보다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오픈카지노, 강원랜드가 더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일본에서 카지노 복합리조트의 유력 후보지로 거론되는 곳은 지자체부터 유치에 적극적인 오사카를 비롯해 요코하마, 홋카이도 등이다. 항공기와 크루즈선이 모두 가능한 편리한 교통 여건에 시티투어, 맛집, 쇼핑 등 관광객이 선호하는 각종 관광 콘텐츠도 풍부한 지역이다. 이에 비하면 강원랜드는 서울에서 3시간 이상 걸리는 지리적인 접근성 문제와 함께 매출 총량제, 내국인 출입횟수 제한 등의 각종 규제를 받고 있다.

비행기로 2시간 안팎이면 눈치 안보고 카지노를 즐길 수 있어 외국인 관광객 못지않게 내국인 수요도 꽤 빠져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공교롭게도 강원랜드의 오픈카지노를 허용하는 폐특법(폐광지역개발자원에 관한 특별법) 일몰은 2025년이다. 일본의 카지노 복합리조트 건립 예상시기와 2∼3년 차이다.

해외기업의 투자 유치에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새만금 복합리조트 추진에 투자를 거론했던 미국의 라스베이거스 샌즈 그룹을 비롯해 MGM, 윈 등 대표적인 게이밍 기업들이 일본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금융기관 크레디리요네 증권(CLSA)은 일본에서 2개의 복합리조트가 개장할 경우 11조8000억원의 매출을 예상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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