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겸의 음잠잡담] 약속 지킨 SM 이수만, 리더는 이래야 한다

입력 2016-12-29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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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가 ‘SM타운:뉴 컬처 테크놀로지 2016’을 통해 케이팝의 미래를 예고했고, 이를 차례로 지켜나갔다.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올해 초 ‘SM 사업 설명회’ 공약 실행
플랫폼 사업 등 연내 실현 타의 귀감

올해 1월27일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는 ‘SM타운:뉴 컬처 테크놀로지, 2016’이란 제목의 프레젠테이션 쇼를 열고, 미래 신사업을 소개했다. 한 연예기획사의 사업 설명회로 치부될 수도 있지만, SM이 국내 가요계를 선도하고 한류를 주도해온 점을 감안하면 ‘SM의 미래’ 뿐 아니라 ‘케이팝의 내일’을 내다볼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언론이 주목한 행사였다.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수장이 IT기업의 신제품 발표회를 연상시키는 프레젠테이션 쇼를 연 것도 신선했다.

당시 이수만은 ▲멤버수 무제한의 남성그룹 론칭 ▲음원공개 채널 ‘스테이션’ 통해 주 1회 음원 발표 ▲EDM 레이블 및 EDM 페스티벌 론칭 ▲누구나 신인 프로듀싱, 뮤직비디오 촬영 등에 참여할 수 있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운영 ▲유명인이 참여하는 MCN(다중채널망) 콘텐츠 및 플랫폼 사업 등을 연내 실현하겠다고 공언했다.

2016년의 끝에서 한 해를 돌아보면, 이수만은 이를 모두 지켰다. 남성그룹 NCT는 엠넷의 음악시상식 ‘MAMA’에서 신인상을 받았다. 2월3일 태연의 ‘레인’을 시작으로 12월23일까지 ‘스테이션’을 통해 매주 1곡씩 46곡이 나왔고, 다양한 실험과 협업은 호평 받았다. 다른 기획사도 음원채널을 만들기 시작했다. 10월엔 ‘스펙트럼 뮤직페스티벌’이란 이름의 EDM축제를 열었다. 모바일 앱 서비스 ‘에브리싱’은 SBS ‘판타스틱 듀오’의 공식 앱으로 선정돼 약 700만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MCN 콘텐츠로 제작한 ‘전설의 초대:셀럽 챔피언스 트로피’는 11월 MBC를 통해 방송됐다.

이 칼럼은 이 같은 이수만의 행보를 칭송하자는 게 아니다. 실제로 이수만에 대한 가요계 평가는 엇갈린다.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던 연예기획사를 기업화해 체계적인 프로덕션 시스템을 만들었다는 점은 높게 평가받지만, 가요계 획일화를 불러왔다는 등 비판도 있다.

다만 그는 자신이 공식석상에 내놓은 ‘약속’을 모두 지켰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키지 않아도 되는 약속은 없다. 약속을 하는 순간부터 이를 지키기 위한 의무와 책임을 다해야 한다. 정치인은 공약으로 행복한 미래를 약속하고, 기업인은 목표를 제시해 동기부여를 이끈다.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고 공약한 ‘리더’에 대한 실망이 가득한 현실 탓일까. 올해 가요계를 되돌아보면서 한 기업의 리더가 자신의 말을 실천한 사실이 새롭게 와 닿는다.

엔터테인먼트부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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