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양상문 감독이 밝힌 ‘양파고 리빌딩 종착역’?

입력 2017-01-0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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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잠실야구장에서 LG트윈스 선수단과 프런트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2017시즌 시무식이 열렸다. LG 양상문 감독이 신년사를 하고 있다. 잠실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젊은 선수들로만 팀을 구성하는 것이 내가 추구하는 리빌딩이 아닙니다. 나이에 상관없이 ‘정신’이 젊은 선수들로 팀을 만드는 것이 리빌딩의 최종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LG 양상문 감독은 ‘리빌딩의 귀재’다. 재능 있는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하면서 세대교체를 선도한다. 지금까지 결과도 빼어났다. 롯데에서 강민호 장원준 등 걸출한 선수들을 배출했고, LG에서도 2015년부터 매년 새로운 인물을 발굴해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정규시즌 4위,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결과를 내면서 리빌딩과 성적, 두 가지 토끼를 모두 잡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명(明)이 있으면 암(暗)이 있기 마련이다. 재능이 있다고 생각되는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하다보니 상대적으로 기회가 줄어드는 고참들과 사이가 좋지 않다는 소문이 많다.

스포츠동아DB



● “리빌딩의 종착역은 정신이 젊은 팀 분위기”

이에 대해 양 감독은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LG 신년하례식’에서 작심한 듯 말문을 열었다. 양 감독은 “1년 전 한 시즌 동안은 ‘야구만 잘 하자’, ‘야구만 열심히 하자’고 부탁했는데, 선수들이 그런 부분을 잘 실행시켜줘 두 마리 토끼를 잘 잡았다고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드러냈지만 “내가 생각하는 우리 팀의 리빌딩은 계속적으로 진행이 될 것이다. 많이 착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내가 생각하는 리빌딩은 젊은 선수들로만 팀을 구성하는 것이 아니다. 나이에 상관없이 ‘정신’이 어떻게 되느냐가 진정한 리빌딩의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양 감독이 말하는 ‘정신’은 야구선수로서의 자세였다. 양 감독은 “팀을 위해서 어떻게 야구를 해야 할지, 동료들을 위해서 어떻게 자신을 헌신해야 하는지, 야구선수로서 기본적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누가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움직이는 분위기가 완전히 선수단에 물들 때 비로소 리빌딩이 완성된다고 믿는다”며 “LG는 지금 암흑기를 겨우 벗어나고 있는 단계다. 진정한 명문구단을 가기 위해서는 야구를 그만둘 때까지 훈련부터 열심히 최선을 다하고 경기에서는 공 하나, 한 타석에 모든 것을 내던질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고 설명했다.

사진제공|LG 트윈스



● “캠프에 가지 못했다고 기회가 없는 건 아니다”

다시 말해 양 감독의 리빌딩은 어느 선수에게나 기회가 열려 있다는 얘기다. 1, 2군을 막론하고 열심히 하는 선수는 반드시 기회를 주는 양 감독의 성향상 스스로 준비만 잘 한다면 찬스를 부여받을 수 있다는 동기부여를 했다. 양 감독은 “아무래도 선수들은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올리지 못하고에 예민하다. 캠프 명단이 발표되면 어쩔 수 없이 나뉘게 되는데 너무 실망하지 말았으면 한다”며 “지난해만 봐도 캠프에 가지 않았지만 윤진호가 광주 KIA전(6월30일 2-9에서 9회 9-9를 만드는데 가교역할·연장 11회에서 채은성과 함께 더블스틸로 역전승 주도)에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고, 백창수(6월 29일 광주 KIA전 양현종 상대로 동점3점홈런)도 중요할 때 홈런을 치면서 활약했다. 문선재 역시 마찬가지다. 김지용도 기대하지 않았지만 최선을 다해 공을 던져주고 노력해줬다. 주어진 기회가 왔을 때 준비하지 않았다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시즌을 봤을 때 그런 부분은 작은 순간일 수 있지만 1군이든, 2군이든, 캠프 합류 여부를 떠나 올 수 있는 기회를 준비하고 있었던 것에 감사한다”며 “다른 선수들에게도 마찬가지다. 항상 준비해달라는 부탁을 드리고 싶다”며 “야구를 잘 할 수 있는 바탕은 정신에 있다는 것을 한 번 더 강조하고 싶다. 단 하루라도 깨끗한 유니폼으로 들어오지는 말자는 정신으로 임했으면 한다”고 부탁했다.

잠실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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