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 끝, 스프링캠프 시작! KBO리그 10개 구단이 겨울잠을 마치고 전지훈련을 떠나며 새 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1. 삼성 이승엽(왼쪽)이 인천국제공항에서 새 식구 우규민(가운데)과 이원석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2. 두산 외국인투수 더스틴 니퍼트(오른쪽)가 팬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3. 두산 불펜진을 이끄는 김승회(왼쪽)와 이현승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스프링캠프 출국일은?
그동안 선수들에게 설 연휴는 남의 일이었다. 설과 스프링캠프 기간이 겹쳤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해는 예년보다 스프링캠프를 보름가량 늦게 시작하고, 설은 예년보다 이른 시점인 1월말에 잡혀 모처럼 가족친지들과 설 기분을 낼 수 있었다. 하지만 달콤한 연휴도 잠시, 스프링캠프 마지막 날인 30일부터 스프링캠프를 출발하며 다시 긴장의 끈을 조이기 시작했다.
30일만 하더라도 4개 팀이 한국을 떠났다. 그 중에서도 삼성이 가장 빨리 출국했다. 30일 오전 9시15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1차 스프링캠프 장소인 괌으로 날아갔다. 이어 이날 늦은 저녁에 두산은 호주로, 넥센과 롯데는 미국 애리조나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31일에도 4개팀이 출국한다. KIA와 한화는 오전 9시40분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같은 비행기를 타고 일본 오키나와로 떠난다. 오후에는 제9구단과 10구단인 NC와 kt가 20분 차이를 두고 애리조나로 날아간다.
SK와 LG는 활동기간이 시작되는 2월1일을 엄수해 마지막으로 비행기에 오른다. SK는 오전 9시35분 미국 플로리다로 출발하고, LG는 10개 구단 중 가장 늦은 오후 9시 애리조나로 떠난다. 한국날짜로 2월1일 출국하지만, 시차로 인해 도착 시간은 현지시간으로 2월1일이기 때문이다.
● 1차 미국→2차 일본이 여전히 대세
대부분의 구단은 1차와 2차 스프링캠프를 나눠 치른다. 그 중 훈련장소를 많이 확보해 많은 인원이 훈련하기에 용이한 미국에서 1차 캠프를 치른 뒤 시차적응과 연습경기가 수월한 일본 오키나와에서 2차 캠프를 소화하는 팀이 여전히 많다. 다만 2월1일부터 스프링캠프가 시작되면서 달라진 점은 대부분 2차 캠프도 예년보다 늦은 2월20일 이후에 일본으로 넘어간다는 것이다.
넥센은 애리조나 서프라이즈에서 1차 캠프를 연 뒤 2월17일 일시 귀국해 이틀간 고척돔에서 훈련을 한다. 이어 2월20일부터 다시 오키나와로 건너가 연습경기 위주로 2차 캠프를 진행하게 된다. 롯데는 1차 캠프지를 애리조나의 피오리아, 2차 캠프지를 오키나와에 차린다. 예년에 주로 2차 캠프지로 애용하던 일본 가고시마를 올해부터 오키나와로 바꾼 것이 특징이다.
SK는 플로리다 베로비치에서 훈련을 하다 오키나와로 이동해 훈련과 연습경기를 소화할 예정이다. 삼성은 미국 본토는 아니지만 미국령인 괌에서 약 열흘간 1차 훈련을 통해 선수들의 몸상태를 짧게 점검한 뒤 2월 12일부터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해 장기간 2차 캠프를 소화할 예정이다. 한편 두산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호주(시드니)에서 1차 캠프를 연 뒤 2월25일부터 일본 미야자키에서 2차 캠프를 차린다.
사진제공|NC 다이노스
● 이동 최소화를 추구하는 구단들
이동을 최소화하면서 스프링 트레이닝을 치르려는 구단도 많아지고 있다. NC는 창단 후 줄곧 미국에서만 스프링캠프를 차리고 있다. 올해 역시 마찬가지다. 애리조나 투산에서 1차 캠프를 연 뒤 LA로 이동해 2차 캠프를 소화하고 귀국한다. kt도 NC와 비슷한 캠프 스케줄을 잡았다. 1차는 애리조나 투산에서 진행한 뒤 2차는 LA 인근 샌버나디노에 2차 캠프를 차린다. NC와 kt는 현지 대학팀 등과 연습경기를 잡아 놓고 있는데, 양 팀 맞대결도 6차례 예정해놓고 있다. LG는 애리조나 지역에서 차로 2시간 거리에 있는 지역에 1차와 2차 캠프를 차린다. 글렌데일에서 1차 캠프를 진행하다 LA 다저스가 들어오면 파파고로 이동해 2월11일부터 2차 캠프를 이어간다.
KIA와 한화는 일본에서만 스프링캠프를 소화한다. 한화는 김성근 감독 부임 후 사용하던 일본 고치 캠프에 가지 않고 1차 캠프를 오키나와, 2차 캠프를 미야자키에서 치르는 것이 달라진 점이다. KIA는 구장조차 바꾸지 않고 오키나와 킨구장에서만 스프링캠프를 진행한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 같은 캠프, 구단마다 다른 목표
매년 이맘때쯤 치르는 스프링캠프. 그렇게 보면 사실 모든 팀이 거기서 거기다. 그러나 팀마다 선수 구성이 다르고 처한 현실이 다르기에 목표와 방향에 있어서 미세한 차이가 있다.
3연패에 도전하는 두산은 전력은 가장 안정적이지만 왕좌 수성을 위해 뛴다. NC는 올해부터 재계약 첫 시즌에 들어가는 김경문 감독이 세대교체를 화두로 던지고 있다. 지난해 5강에 입성한 인기구단 LG와 KIA는 FA(프리에이전트) 시장에서 각각 투타 최대어인 차우찬(95억원)과 최형우(100억원)를 영입한 뒤 올해 한 단계 더 높은 도약을 꿈꾸고 있다. ‘엘롯기’의 한 축인 롯데 역시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이대호를 역대 FA 최고대우인 4년간 150억원에 영입하면서 팬들의 가슴에 불을 질렀다. 새 사령탑을 영입한 넥센(장정석), SK(트레이 힐만), 삼성(김한수), kt(김진욱)는 캠프부터 새로운 분위기와 바람을 불러일으킬지 궁금하다. 2007년 이후 가을잔치 초대장을 받지 못하고 있는 한화는 부상방지를 최대 과제로 삼고 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