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다 ‘김과장’, 고구마 전개 ‘사임당’에 역전 펀치

입력 2017-02-07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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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수목드라마 ‘김과장’의 시청률 1위 비결은 직장인의 애환을 다루는 이야기와 연기자들의 열연을 꼽을 수 있다. 새로운 악인 대결의 준호와 남궁민, 김원해·김재화·김강현(왼쪽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이 인기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사진제공|로고스필름

■ 수목드라마 시청률 1위…인기요인은?

덜 나쁜 남궁민 vs 나쁜 준호 新 선악구조
현실 속 직장인 심리 섬세하게 표현 공감
김원해·김강현·김재화 등 명품조연 눈길

경리부 김과장이 신사임당을 상대로 역전의 한 방을 시원하게 날렸다.

KBS 2TV 수목드라마 ‘김과장’이 첫 방송 후 4회(2일) 만에 SBS ‘사임당, 빛의 일기’를 누르고 동시간대 시청률 1위(13.8%)를 기록했다. 남궁민의 열연과 독특한 선악구조,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직장인의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한 대본만으로도 힘을 발휘하기에 충분하지만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명품’ 조연들의 활약까지 더해져 드라마의 재미와 완성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 덜 나쁜 놈 VS 더 나쁜 놈…新 선악구조

‘김과장’은 ‘나쁜 놈’들의 향연이다. 누가 더 나쁘고 덜 그런지 차이만 있을 뿐이다.

드라마는 경리부 김성룡 과장(남궁민)과 재무이사 서율(준호)이 물고 물리는 관계로 이야기를 펼치고 있다. 이야기의 두 축인 두 사람은 더 나쁜 놈과 덜 나쁜 놈의 경계를 넘나든다. 돈과 권력을 위해 서로의 약점을 공략할 궁리만 한다.

김 과장은 부정한 돈을 ‘삥땅’치는 자신만의 기준을 세운다. 김 과장이 부정한 방법으로 이득을 손에 넣는 모습은 또 달리 비교적 인간적인 면모에 가려질 뿐이다. 서 이사는 권력의 최고 자리를 노리며 사람을 해치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 직장인들의 희로애락…강한 리얼리티

추남호(김원해) 부장은 자신보다 젊은 상사에게 정강이를 차이지만 ‘찍소리’ 못한다. 일을 제대로 못한다며 ‘월급 도둑’이라는 말을 가만 듣고 있을 수밖에 없는 장면은 실제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 회사의 부조리함을 고발하자는 제의에 “우리가 아무리 떠들어도 메아리는 없다”고 말할 뿐이다.

하지만 매번 당하지만은 않는다. 억지 주장을 펼치는 타 부서 상사에게 대놓고 욕을 하는 대신 거래처와 통화하며 이를 대신하는 모습은 통쾌함을 안기며 시청자가 실제 꼭 한 번 해보고 싶은 장면으로 꼽히기도 한다.

어떤 책망을 들을지 모르지만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하는 건 무리일까.


● 얼굴은 낯선데 연기는 낯익어…명품 조연

‘김과장’은 남궁민의 열연을 보는 것만으로도 60분이 꽉 차지만 곳곳에서 실력파 연기자들이 등장한다.

지난해 영화 ‘아수라’로 강한 인상을 남긴 김원해는 생활밀착형 연기로 친근한 부장의 모습을 표현한다.

이재준 역의 김강현은 익숙한 얼굴이지만 이름은 아직 낯설다. 2013년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속 전지현의 매니저 역으로 주목받은 그는 현실감 넘치는 연기로 김원해와 짝을 이룬다.

류혜린, 조현식과 함께 감초 역할로 눈길을 사로잡는 김재화도 연극무대에서 경력을 쌓은 실력가로, ‘제2의 황석정’으로 불리며 개성 강한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김과장’의 김성근 책임프로듀서(CP)는 6일 “시청자가 편안하게 볼 수 있도록 드라마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다소 가볍게 이어가려 한다”면서 “하지만 메시지는 진정성 있게 접근한다. 남궁민을 필두로 주조연 모두의 앙상블이 호평의 요인이 된 것 같다”고 자평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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