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김진욱 감독은 미디어에 매우 호의적이다. 그러나 kt의 1차 스프링캠프가 진행 중인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에선 평소와 달리 장시간 인터뷰를 극구 사양한다. 여기에는 선수들이 더 조명받길 바라는 김 감독의 배려가 담겨있다. 스포츠동아 DB
kt 김진욱(57) 감독은 카메라 앞에 나서길 꺼려하지 않는 사령탑 중 하나다. 두산 수장을 역임했던 2012년과 2013년, 김 감독은 특유의 온화한 성품을 언론을 통해 유감없이 발휘했고, 이후 2년간 방송 해설위원을 맡으며 ‘미디어 프렌들리’ 감각을 한층 더 가다듬었다.
지난해 말 kt 사령탑에 취임하면서도 이 같은 기조엔 변함이 없었다. 취임식은 물론 마무리 캠프와 신년 결의식 등 크고 작은 일이 있을 때마다 인터뷰를 마다하지 않았다.
그런데 kt가 1차 스프링캠프를 차린 미국 애리조나 투산의 키노 스포츠콤플렉스에서 만난 김 감독은 다소 이례적인 자세로 취재진을 어리둥절케 했다. 장시간 인터뷰를 극구 사양하는 대신 자신에게 쏠린 스포트라이트를 선수단에게 돌리려고 애를 쓴 것이다.
김 감독이 평소와 다른 태도를 취한 이유는 하나다. 본인보다 선수들에게 더 많은 관심이 갔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김 감독은 “이곳 스프링캠프엔 수십 명의 선수들이 함께 있다. 한 시즌을 통틀어 1군과 2군 일부 선수단이 함께 지내는 시간은 지금이 유일하다”면서 “이때야말로 선수들이 조금 더 주목을 받을 수 있는 기회다. 그래야 팬들도 더욱 관심을 갖고, 선수와 팀에 애정을 느낄 수 있게 된다”며 힘주어 말했다.

훈련 중인 kt 선수들. 투산(미 애리조나주)|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김 감독의 설명대로 1군 진입 3년차를 맞는 kt는 아직 팀을 상징할만한 프랜차이즈 스타가 부족하다. 주장 박경수(33)를 비롯해 이대형(34)과 유한준(36) 등 몇몇 걸출한 선수들이 있지만, kt가 직접 길러낸 스타는 아직 없다. 2년 앞서 창단한 NC가 나성범(28)과 박민우(24) 등의 스타를 키워낸 점과는 대비가 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현실을 잘 알고 있는 김 감독은 부임과 함께 선수단에 ‘미디어 프렌들리’를 강조했다. 신임 사령탑으로서는 흔치 않은 취임일성이기도 했다. 물론 하루아침에 성향을 바꾸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은 김 감독 역시 잘 알고 있었다. 김 감독은 “나 또한 현역생활 내내 인터뷰에 재주가 없는 선수였다”면서 “그러나 이젠 시대가 변했다. 감독은 물론 선수들도 팬들에게 먼저 다가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의 주문 덕분일까. 평소 인터뷰를 꺼려하던 선수 몇몇이 이곳 투산에서만큼은 흔쾌히 인터뷰에 응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러한 이야기를 전해들은 김 감독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진심을 표했다. “당연히 그래야죠. 앞으로도 나보다는 선수들에게 더 많이 묻고 다가가 주십쇼.”
투산(미 애리조나주)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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