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기교+기동력까지…네덜란드 막강타선 막을 수 있나

입력 2017-03-0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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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의 메이저리거 디디 그레고리우스가 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시범경기 상무전에서 타격 후 1루로 달려가고 있다. 네덜란드는 투타의 압도적 위용 속에 상무를 11-1로 대파했다. 고척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생각했던 것보다 더 강하다.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과 격돌할 네덜란드 대표팀이 막강한 전력의 위용을 드러냈다. 한국대표팀 관계자들은 “공수주가 완벽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네덜란드는 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시범경기 상무전에서 압도적인 전력을 자랑하며 11-1로 대승을 거뒀다. 타선은 홈런 1개 포함 장단 16안타를 터뜨렸고, 마운드는 9이닝을 9명이 1이닝씩 이어 던지며 5안타 1볼넷 8탈삼진 1실점으로 안정감을 보였다.

네덜란드 블라디미르 발렌틴.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시차 적응 필요 없이 16안타 폭발

무엇보다 타선이 매섭다. 이날 1번 유격수로 나선 안드렐톤 시몬스(우타자·LA 에인절스)를 비롯해 2번 중견수 주릭슨 프로파르(스위치히터·텍사스), 3번 3루수 잰더 보가츠(우타자·보스턴), 5번 2루수 조너선 스쿠프(우타자·볼티모어), 6번 지명타자 디디 그레고리우스(좌타자·뉴욕 양키스)는 현역 메이저리거다. 여기에 4번타자 블라디미르 발렌틴(우타자)은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에서 활약하는 거포로 2013년 아시아 최초 60홈런 시대를 열었다.

하위타선은 7번 1루수 커트 스미스(우타자), 8번 포수 숀 자라하(스위치히터), 9번 좌익수 란돌프 오뒤벌(좌타자)로 구성됐다. 우타자가 5명, 좌타자가 2명, 스위치히터가 2명으로 좌우 밸런스도 맞췄다.

이날 네덜란드는 홈런 1방을 포함해 장단 16안타를 쳤다. 이들 중 발렌틴, 스쿠프, 오뒤벌이 2안타씩을 때렸다. 6회 교체투입된 스하를론 스쿠프도 2안타를 기록했다. 보가츠(3타수 1볼넷)와 자라하(2타수)만 안타가 없었고, 나머지는 모두 1안타 이상을 뽑았다. 특히 스미스는 홈런을 기록해 눈길을 모았다.

WBC 대표팀 김인식 감독. 스포츠동아DB



● 김인식 감독 “빠른 선수, 장타 등 짜임새 갖춰 한 수 위”

이날 백스톱 뒤에서 경기를 지켜본 대표팀 김인식 감독은 “1번, 2번, 3번은 아주 빠른 선수들이다. 여기에 4번 발렌틴은 물론 7번 스미스도 굉장히 파워가 있다. 전체적으로 타선이 정교함과 파워, 기동력 등 짜임새를 갖췄다”면서 “보가츠(21홈런), 그레고리우스(20홈런), 조너선 스쿠프(25홈런)는 빠르기도 하지만 작년 메이저리그에서도 20홈런 이상 친 중장거리형 선수들 아니냐. 객관적으로 봐도 우리보다 한 수 위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지난해 11월 일본 도쿄에서 네덜란드와 일본이 평가전을 할 때 봤는데 스미스는 그때도 홈런을 쳤던 선수다. 당시는 메이저리그 선수가 없으니까 스미스가 중심타선을 맡았는데 이번엔 하위타선으로 내려와 있다. 그만큼 네덜란드 타선이 강하다는 뜻이다”고 설명했다.

한국대표팀은 전날 상무를 상대로 3안타의 빈공 속에 1-4로 패했다. 투수가 다르고 분위기도 달라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네덜란드는 시차 적응이라는 어려움까지 겪으면서 이날 16안타를 때렸다는 점에서 쉽지 않은 상대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KBO리그에서 전력분석 분야에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대표팀의 김평호 코치는 “타자들이 힘만 있는 것이 아니라 타격기술도 차원이 다르다. 빠른 공에 대비해 스윙이 나가다가도 변화구가 들어오면 곧바로 대처하더라. 역시 메이저리거들이다”면서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지 좀 더 연구를 하고 고민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은 2013년에 네덜란드에 0-5로 대패했다. 당시만 해도 네덜란드는 ‘축구의 나라’로 알고 있었기에 충격이었다. 그러나 네덜란드는 2013년 WBC에서 4강까지 진출했다. 김 감독은 “시몬스나 보가츠, 그레고리우스 이런 선수들은 2013년에 대부분 마이너리그에 있었던 유망주였지만 이제 메이저리그에서도 확실한 선수들 아니냐. 네덜란드는 메이저리그 준올스타팀이나 마찬가지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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