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사가 화 키운 ‘강동원 논란’

입력 2017-03-06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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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원의 외증조부가 친일인명사전에 기재된 사실이 확인된 가운데 소속사가 성급하게 이를 진화하려다 논란이 증폭됐다. 강동원은 5일 오후 “역사를 공부하고 반성하겠다”고 사과했다.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외증조부 친일인명사전 기재’ 알려지자
YG “명예훼손” 과잉대응으로 공분 확산
강동원 뒤늦게 “부끄러운 과거 알게됐다”

배우 강동원이 친일파 후손 논란에 휘말렸다. 국민 정서가 민감한 사안인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지만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관련 사실이 퍼지는 것에만 연연한 나머지 ‘명예훼손’이라며 과잉 대응을 펼쳐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승승장구하던 강동원이 위기를 맞고 있다.

논란의 시작은 2월27일 한 온라인 영화사이트에 ‘배우 인적 사항’이라는 제목의 카드 뉴스가 등장하면서 불거졌다. 친일파와 독립운동가의 후손 가운데 몇몇 스타가 거론됐고, 강동원은 친일파 후손으로 언급됐다. 외증조부 이종만이 일제강점기 금광업에 종사하며 일제의 전쟁에 협력해 2009년 친일인명사전에 기재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사적 사실에 바탕을 두고 판단돼야 할 사안은 강동원의 소속사 YG의 명예훼손 언급으로 인해 공분을 자아내는 쪽으로 확산됐다. YG는 강동원 외증조부의 친일 행적 관련 내용이 온라인을 통해 퍼지자 게시물 삭제를 요청했고, 실제 실행됐다. 강동원의 명예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였다.

YG의 과잉 대처는 외증조부의 친일이 후손의 명예를 훼손하는 사안인지에 대한 논쟁으로 급속히 번졌다. 역사를 통한 판단 기회마저 빼앗아 여론을 통제하려는 YG의 대처가 예민한 국민 정서를 그대로 건드렸다.

더욱이 그 과정에서 YG가 당사자인 강동원과 충분한 상의를 거쳤는지 여부에도 의문이 남았다. 그동안 잡음을 최소화하면서 활동해온 강동원의 신중한 행보에 비춰 YG의 성급한 대처가 이해되지 않는다는 업계의 반응이 크다.

의도치 않았지만 대중의 화살은 강동원으로 향했고 직접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자 5일 오후 입을 열었다. 강동원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아야 하고 다시는 부끄러운 일이 되풀이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해왔다”며 “외증조부의 부끄러운 과거를 알게 됐고 이번 일을 통해 역사에 대해 더욱 공부하고 반성하겠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의혹은 말끔히 해소되지 않았다. 강동원이 2007년 인터뷰에서 ‘외증조부는 훌륭한 분이셨다’고 말한 사실을 두고 누리꾼은 여전히 의심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이에 강동원은 “당시 (외증조부 친일 행적을)정확히 인지하기 못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종만은 2005년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가 발표한 수록자 명단에 이미 포함돼 대대적으로 알려져 있던 상태였다. 강동원의 인터뷰는 그로부터 2년이 지난 뒤 이뤄진 만큼 굳이 ‘훌륭한 분’으로 언급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의구심은 여전하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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