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 스포츠동아DB
그러나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이 생각한 우선순위는 다른 모양이었다. 승리보다 안 뛴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쪽을 택했다. 1세트(25-23)를 이겨 기선을 잡았음에도, 2세트(13-25)를 일방적으로 잃었고, 3세트(25-22)를 접전 끝에 따내자, 4세트(15-25)부터는 아예 세터까지 이소라에서 하효림으로 교체하며 큰 점수차 패배를 감수했다. 외국인선수 헐리와 간판센터 정대영, 주전세터 이효희는 거의 뛰지 않았다.
김 감독은 5세트에야 정예 멤버를 넣었으나 배구가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니었다. 결국 흐름을 놓쳐버린 도로공사는 5세트를 11-15로 잃고, 6연승과 탈꼴찌에 모두 실패했다. 도로공사(10승19패 승점 30)는 GS칼텍스(11승18패 승점 34)와 승점 4 차이가 나, 이번 시즌 꼴찌가 확정됐다.
꼴찌가 되면, 외국인선수 드래프트나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권 확보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베테랑 선수 비중이 큰 편인 도로공사의 팀 사정 상, 신예선수들을 발굴할 필요도 있었을 것이다. 고의로 지려는 팀은 세상에 없겠지만 휴일 장충체육관을 찾은 팬, 시간을 내 TV를 본 팬들이 ‘납득할 수 있었느냐’는 별개의 가치였을 듯하다.
한편 같은 날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남자부에서는 KB손해보험이 이번시즌 최단시간인 70분 만에 꼴찌 OK저축은행을 세트스코어 3-0(25-15 25-15 25-15)으로 간단히 꺾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