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석의 팁인] 칼바람의 계절, 최소한의 상도의는 지키자

입력 2017-03-0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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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시즌 마감 앞두고 감독 교체 루머 파다
일부 구단 비밀 접촉 경솔한 행보 눈살


‘삼성생명 2016∼2017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는 6일 우리은행-삼성생명전을 마지막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제 챔피언을 향한 플레이오프(PO)만이 남았다. ‘2016∼2017 KCC 프로농구’는 정규리그 최종 6라운드를 치르고 있다. 이달 26일 정규리그가 끝난다. 이 시기가 되면 여러 루머가 양산되곤 한다. ‘PO에 진출하지 못한 특정팀이 사령탑을 교체한다’, ‘야인인 모 감독이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어떤 팀을 노리고 있다’ 등의 소문이다. 확인해보면 일부 정확한 얘기도 있지만, 터무니없는 뜬소문일 때도 많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현직에 있는 한 감독은 “요즘 감독 교체 루머를 듣는 재미도 쏠쏠하다. 경기에 대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을 만큼 많은 소문이 돌고 있다”고 말했다. 정규리그를 마친 여자프로농구는 물론 아직 정규리그가 한창인 남자프로농구에서도 일부 구단 사령탑을 놓고 교체 루머가 퍼지고 있다.

‘야인 A감독이 B구단을 노리고 있다’, ‘C구단은 감독과 코치를 패키지로 묶어 교체작업을 진행했다’, ‘D구단은 정규리그 막판 감독 후보군을 선정해 구단 고위층에게 보고하고 교체를 검토했다’, ‘E구단은 PO에서 일정한 성적 이상을 내지 못하면 감독을 무조건 바꾼다’ 등이다.

이 와중에 한 구단은 농구인들에게 욕을 먹고 있다. 감독의 계약기간이 남아있음에도 구단 프런트가 이해할 수 없는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 구단의 사무국장이 야인인 한 감독과 개인적으로 만나는 모습을 다른 농구인이 목격했다. 그 팀 감독은 계약기간이 1년 넘게 남아있다. 개인적 친분으로 만났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야인 감독이 지난 몇 년간 현직으로 돌아오기 위해 온갖 노력들을 기울이다 실패했던 터라, 순수한 의도로 보는 시각이 적다.

해당 구단이 감독 경질을 결정했는지, 내부적 절차를 밟고 있는지는 불투명하다. 그러나 해당팀의 현직 감독은 어떤 통보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다음 시즌 구상을 하고 있다. 이 얘기를 접한 한 농구인은 “민감한 시기임을 알면 만나지 말았어야 했다. 그런 일들 때문에 이상한 소문이 더 난다. 구단 관계자가 경솔했던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 시기에 루머는 얼마든 양산될 수 있다. 구단이 뛰어난 지도자를 영입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기도 하고, 프로 감독직을 노리는 후보들이 직접 구단에 접근하기도 한다. 다양한 일들이 벌어지고, 일어날 수 있는 만큼 조그만 움직임이라도 포착되면 금세 소문이 나는 법이다.

그러나 최소한의 상도의는 지켜야 한다. 시즌 종료와 함께 감독의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상황에서 성적이 좋지 않다면 구단이 미리 움직이게 마련이지만, 계약기간이 남은 감독을 교체하기 위해 일찍 후보군을 접촉하는 것은 사리에 어긋난다. 계약기간이 남은 감독을 교체하려면 자진사퇴든 경질이든 먼저 확실하게 내부적 절차를 거쳐야 한다. 구단뿐 아니라 프로 감독직을 원하는 지도자도 한 번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결국 한솥밥을 먹어온 사람들끼리 한 자리를 놓고 볼썽사납게 다투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최용석 스포츠1부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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