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인형 가지고 싶어? 말만 해. 내가 뽑아줄 테니까](https://dimg.donga.com/wps/SPORTS/IMAGE/2017/03/09/83250489.2.jpg)
어떤 인형 가지고 싶어? 말만 해. 내가 뽑아줄 테니까
‘스타 매력 대방출’ 프로젝트(부제-들어올 땐 네 맘이지만 나갈 땐 아니란다), ‘남사친’ 이현욱과 나눈 솔직하고 담백한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해당 기사는 친구 사이의 수다 콘셉트에 따라 반말로 작성됐습니다).
정희연 기자(이하 정 기자) : 오락실 한두 번 다닌 솜씨가 아닌데.
이현욱 : 하하. 어릴 때는 많이 다녔지. 휴대폰이 없던 시절에는 오락실이 만남의 장소였으니까. 실제로 여자친구와 오락실 데이트를 해본 적도 있고. 요즘에는 오락실이 많이 사라진 것 같아서 아쉬워. 나도 오늘 되게 오랜만에 온 건데 재밌네~
최윤나 기자(이하 최 기자) : 어떤 게임이 제일 재밌었어?
이현욱 : 비행기 게임! 중학교 때는 100원이었는데 가격이 많이 올랐네. 원래 인형 뽑기도 잘해. 작은 인형 100개를 모아서 큰 인형과 바꾼 적도 있고 한 기계에 들어있는 인형을 다 뽑은 적도 있어. 공식도 잘 아는데 오늘 하나도 못 잡아서 아쉬워. 으~ 열 받아(웃음).
정 기자 : 승부욕이 엄청나구나.
이현욱 : 게임을 정말 좋아해. 축구게임을 제일 좋아하고 잘하는 친구와 대결했다가 우정을 잃을 뻔 했어. 농담이야. 좋아하는 것에는 광적으로 몰입하는 편이야.
![진지한 눈빛! (하지만 컨디션 난조로 뽑기 실패ㅜㅜ)](https://dimg.donga.com/wps/SPORTS/IMAGE/2017/03/09/83250490.2.jpg)
진지한 눈빛! (하지만 컨디션 난조로 뽑기 실패ㅜㅜ)
최 기자 : 그 정도 승부욕이면 잠도 안 자고 하는 정도겠는데.
이현욱 : 맞아. 다음날 스케줄이 없으면 밤새 게임하기도 해. 단, 정말 일이 없는 가정 하에. 목표치를 해내면 성취욕도 느껴지더라. 게임을 해내면 다른 일도 이뤄낼 수 있을 것 같은 힘을 얻어. 휴지통에 쓰레기를 던졌다가 한 번에 넣으면 ‘일이 잘 풀릴 것 같다’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과 비슷해.
정 기자 : 열정적으로 게임하는 모습을 보면서 의외라고 생각했어. 왠지 시크하고 도도해보여서 그런가.
이현욱 : 인상 때문에 오해를 많이 받는데 실제 성격은 조금 달라. 도시적이고 냉소적인 이미지라는 말을 종종 듣는데 실제 나는 그렇지 않거든. 경기도 이천 출신인데 내가 자랄 때는 집 앞에 논과 밭 밖에 없었어. 친한 사람들과 있을 때는 활발한 편이야. 조용한 스타일은 더더욱 아니고.
최 기자 : 그렇구나. 아까 농구 게임도 잘하더라. 운동 좋아해?
이현욱 : 공부 빼고는 뭐…(웃음). 농구 축구 탁구 당구 볼링 등 구기종목을 좋아해. 야구는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할 줄은 아는 정도고.
최 기자 : 모두 친구 혹은 연인과 함께할 수 있는 스포츠네.
이현욱 : 좋지~ 게임은 혼자만의 취미라 강요하고 싶지는 않지만 운동은 여자친구와 하면 좋을 것 같아. 요즘 뒤늦게 골프를 독학 중이야. 필드에 나갈 실력은 아니고 스크린 골프를 즐기고 있어. 유튜브가 내 선생님이야. 우연히 해봤는데 사색하기 좋은 스포츠더라고. 쾌감도 있고 좋더라.
![농구게임 같이 할래?](https://dimg.donga.com/wps/SPORTS/IMAGE/2017/03/09/83250486.2.jpg)
농구게임 같이 할래?
정 기자 : 이쯤에서 물어볼게. 현재 솔로인가요!
이현욱 : 연애를 안 한 지 꽤 오래 됐어. 썸도 쉽게 안 되더라. 나이 들수록 더 어려워지는 것 같아. 신중해지고 한편으로는 무섭기도 하고.
최 기자 : 연애하고 싶지 않아?
이현욱 : 연애는 모두가 항상 꿈꾸는 것 아닐까. 하지만 현재의 나는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 상황이 먼저인 거지. 불안하고 조급하진 않지만 나에게 집중하지 않으면 도태될 것 같아서. 대학교 때는 게을러서 안주할 때도 있었어. 그때 버린 시간이 너무 아까워. 이제는 실수를 줄이고 더 철저하게 하려고 해.
정 기자 : 그런데 연애를 오래 쉬면 점점 더 만나기 어렵다더라.
이현욱 : 정말 어려워(ㅠㅠ). 연애할 때 감정 표현을 잘 안 하는 편이야. 표현하면 닳거나 소멸되는 느낌이 들더라고. 감정을 드러내면 판타지가 줄어드는 것 같아서 감정을 참곤 해. 사랑한다는 말도 헤어지자는 말도 절대 가볍게 하고 싶지 않거든. 밀당하는 게 아니라 뭔가 익숙해지는 게 싫은 거야. 이상한가. 나 연애에 좀 서투른 것 같아.
정 기자 : 그런 기질의 사람들이 오히려 반대의 성향에 끌리는 경우가 많던데.
이현욱 : 그래서인지 표현하는 사람들을 좋아해. 보고 있으면 흐뭇해. 내가 하지 못하는 것을 해주니까 그런 가봐. 나도 다른 부분에서 상대방을 채워주려고 해. 예를 들어서 카운슬링 같은 것. 여자친구가 심적으로 힘들 때 이야기를 많이 나누려고 노력하는 편이야.
![비행기 게임, 내가 좀 하지~ (가볍게 1위 등극)](https://dimg.donga.com/wps/SPORTS/IMAGE/2017/03/09/83250488.2.jpg)
비행기 게임, 내가 좀 하지~ (가볍게 1위 등극)
최 기자 :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니. 주위에 한 번 찾아볼게.
이현욱 : 외적인 이상형은 없어. 지루하지 않은 사람! 말을 많이 하는 게 포인트가 아니야. 대화가 잘 통하는 게 중요해. 예쁘면 감사하고 청순해도 감사하고 섹시한 것도 감사하겠지만 1순위는 아니야. 외모가 아무리 예뻐도 말이 안 통하면 전혀 매력이 안 느껴지더라.
정 기자 : 나이 차는 어디까지 허용해?
이현욱 : 성숙한 사람을 좋아해서 어릴 때는 연상을 좋아했어. 거의 다 연상 아니면 또래였지. 지금은 연상이든 아니든 상관은 없지만 여전히 성숙한 사람이 좋아. 긍정의 에너지가 많았으면 좋겠고. 내가 다크해서 그런가? 하하. 센스 좋고 눈치 빠른 사람이었으면 좋겠어. 음…현명한 말괄량이?
최 기자 : 로망의 데이트도 궁금해.
이현욱 : 우주 사진에 관심이 많아. 보고 있으면 설레고 벅차더라고. 사랑하는 사람과 오로라를 같이 보고 싶어. 이글루 호텔에서 오로라를 보면서 잠들면 좋을 것 같아. 대관령에 천문대가 있는데 아직 못 가봤어. 천문대도 함께 갈 수 있다면 좋겠다.
최 기자 : 되게 로맨틱한데. 일상적인 데이트는 어떤 게 좋을까. 예를 들면 요리 같은 것 말이야.
이현욱 : 좋을 것 같아. 내가 요리해주는 것도 좋고. 물론 잘하진 못해. 자취를 오래해서 먹고 싶은 음식은 해먹을 수 있는 정도야. 참치볶음밥, 참치찌개, 김치볶음밥, 김치찌개….
정 기자 : 뭐야~ 김치가 전부잖아.
이현욱 : 먹고 싶은 게 한정적이라는 게 함정이지. 김치가 생명이야. 할머니가 직접 담근 김치로 요리하는데 가족이라서가 아니라 할머니 김치가 세상에서 제일 맛있어. 친구들이 먹어보고는 맛없다고 한 적이 없어. 예전에 여자친구에게는 참치김치찌개를 해준 적 있어.
![군필의 위엄!](https://dimg.donga.com/wps/SPORTS/IMAGE/2017/03/09/83250487.2.jpg)
군필의 위엄!
최 기자 : 연애보다는 스스로에게 집중한다고 했으니 요즘 최대 관심사가 궁금하군.
이현욱 : 내 집을 가지고 싶은데 이제부터 시작하려고. 천장이 높은 집에 살고 싶어. 예술의 전당이나 좋은 극장에 가면 설레잖아. 집에서도 그런 기분을 느끼고 싶어.
정 기자 : 너무나 장기적인 플랜이구나. 단기적인 계획은?
이현욱 : 연기지. 스크린에서 나에게 맞는 옷의 역할을 해보고 싶어. 다양한 매체에서 많은 캐릭터를 입어보고 싶어.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속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같은 역할도 해보고 싶어. ‘파이트 클럽’ 같은 작품도 좋고. 멜로를 한다면 비극적인 멜로가 좋아. 서로 좋아하는데 엇갈리고 그 과정에서 나를 통찰하는 인물 말이야. 결국 나로 끝나네. 현실에서도 올해는 나에게 더 집중하는 한 해를 보냈으면 해. 하하.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