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백호의 ‘불혹’, 완벽하지 않아 완벽하다 [종합]

입력 2017-03-09 17: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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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백호의 ‘불혹’, 완벽하지 않아 완벽하다 [종합]

‘不惑(불혹)’ : 세상일에 정신을 빼앗겨 갈팡질팡하거나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게 되었음.

낭만 가객 최백호가 스스로에게 ‘불혹의 경지’에 올랐는지를 물었다.

9일 최백호가 데뷔 40주년 앨범 ‘불혹’을 발표했다. 마포 뮤지스땅스에서 열린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최백호는 “불혹의 경지에 오르기 위해 노력해야한다. 물론 인간으로서의 노력”이라며 “나는 가수로서의 욕심은 더 없다. 내가 가진 역량 이상으로 성공했다고 생각한다”고 물음에 대한 의미를 설명했다.

최백호는 지난 2월 이번 앨범의 수록곡 ‘바다 끝’을 선공개한 후 포털 사이트 네이버 세대 공감 뮤직이 선정한 30대~40대 남성이 많이 듣는 음악 1위에 오르며 다시금 중장년층의 공감을 이끌어 냈다.

이번에 발표한 ‘볼혹’에는 선공개된 ‘바다 끝’과 새로운 곡으로 재탄생한 ‘내 마음 갈 곳을 잃어’가 더블 타이틀로 담겼고 히트곡인 ‘낭만에 대하여’ 외에 일곱 곡의 신곡과 리메이크 두 곡 등 총 12트랙이 수록됐다. 2013년 ‘부산에 가면’으로 인연을 맺은 에코브릿지가 프로듀싱을 맡아 앨범의 완성도를 높였다.

최백호는 프로듀싱을 담당한 가수 에코브릿지(이종명)에 대한 애정을 틈틈이 표현했다. 그는 “에코브릿지가 올해 마흔 살이다. ‘불혹’을 같이 만들기 위해 내가 40년을 기다린 것 같다. 음악적으로 많이 다투었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니까 대들지는 못하고 끙끙 앓더라. 하지만 ‘나같은 사람과 일한 후에는 많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해줬다. 다투었지만 결과는 발전적이었다”고 에코브릿지와의 작업을 추억했다.

또 “우리 세대에도 이런 음악이 있어서 낯설지 않았다. 곡을 써서 에코브릿지에게 보냈고 에코브릿지가 요즘 감각으로 재해석했다. 신구의 교류가 있었던 작업이었다”며 “에코브릿지만의 독특한 세계관, 장르가 있다. 흉내낼 수 없다. 빠져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에코브릿지는 “처음에는 우리가 상상한 최백호에 맞는 음악을 봤었다. 하지만 섣부른 판단이라고 생각했고, 점점 모두의 이야기가 될 수 있는 곡들을 찾아가기 시작했다”며 앨범을 소개했다.

그는 “나에게 최백호의 음악은 목소리 하나였다. 톤 자체가 음악이라는 생각이었다. 이번에 느낀 건 곡 해석력”이라며 “녹음 후에도 많은 걸 만들어낼 수 있는 게 요즘 시대인데 최백호의 노래는 후반 작업을 할 수 없더라. 건드리면 그 느낌이 안 난다”고 최백호와 작업한 소감을 전했다.

최백호는 2시간동안 4곡을 완성했다. 에코브릿지는 “두 번 부르시고 된 거 같다고 하셨다. 당황했지만 느낌이 너무 좋았다”고 놀라워했다. 이에 최백호는 “그동안 음악하면서 ‘완벽한 건 없다’는 알게 됐다”고 조금은 매끄럽지 않은 매력을 중요시했다.


뿐만 아니라 데뷔 40주년을 맞이한 최백호의 음악적 발자취를 기념하기 위해 주현미, 뮤지컬 배우 박은태, 어반자카파 조현아가 참여했고 앨범 재킷 디자인과 비주얼 디렉팅은 나얼이 맡아 기성세대와 신세대, 성별을 아우르는 앨범을 완성했다.

최백호는 “오히려 후배가수들과 함께 하게 돼 영광이다. 새로운 경험이기 때문이다. 내가 거절할 이유가 없다. 예전에 아이유와 작업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후배들과의 작업, 앞으로도 계속 할 것이다. 신선한 충격을 준다”고 말했다.

최백호는 앨범 발매와 함께 3월 11일과 12일에는 LG아트센터에서 데뷔 40주년 기념 콘서트도 개최한다. 5월에는 가정의 달에 맞춰 부산, 대구, 경기 등 4~5개 지역 투어를 하고 9월~10월에는 전국 지자체 문예회관 7개 이상 지역에서 앵콜투어를 진행한다. 마지막으로 12월에는 서울에서 엔딩 콘서트를 열어 최백호 데뷔 40주년 프로젝트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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