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분위기+중국파’ 발탁, 또 실속 버린 슈틸리케 감독

입력 2017-03-13 15:27: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울리 슈틸리케 감독. 스포츠동아

[동아닷컴]


분위기메이커와 중국파의 발탁, 실속있는 선수들은 제외?


이번에도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명단이 의문을 샀다.

슈틸리케 감독은 13일 축구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여기에 손흥민(25, 토트넘 홋스퍼)의 이름이 포함됐다. 경고 누적으로 출전이 불가하지만 손흥민은 벤치에서 동료들을 응원하는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부여받았다.

앞서 손흥민은 지난해 월드컵 최종예선 이란전과 우즈베키스탄전에서 한 차례씩 옐로 카드를 받아 경고 누적으로 23일 중국전에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

이에 손흥민은 28일 시리아전에나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밟을 예정이다. 중국전에는 단순 동료들을 위해서 함께 이동할 예정이다. 영국에서 시즌을 소화 중인 그에게 이같은 동행은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불필요한 체력적 부담도 동행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언론들은 손흥민이 FA컵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만큼 대표팀에 좋은 기운을 가져올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처럼 슈틸리케 감독은 팀내 분위기를 강조하는 듯 보였다. 부상으로 신음했던 기성용(스완지시티)도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리더십이 필요하다. 기성용은 경기에 나서지 못하더라고 선수단과 함께 리더십을 발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팀 분위기는 어느 종목이나 중요한 부분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경기 출전 여부가 불안한 선수들의 동행은 불필요한 존재가 될 수도 있다.

이게 끝이 아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명단 발표에서 어김없이 중국리그 소속 선수들을 포함시켰다. 소속팀에서의 활약을 중요시하는 슈틸리케 감독의 결정에는 다소 모순된 점이 보였다. 김기희(상하이 선화), 장현수(광저우 런허), 정우영(충칭 리판)이 그 주인공이다. 리그 개막 이후 출전은 못했지만 프리 시즌 동안 잘 해왔다는 게 그들의 발탁 이유다.

장현수, 정우영, 김기희(왼쪽부터). 스포츠동아

위 언급한 선수들은 이전부터 슈틸리케 감독의 명단에 줄곧 이름을 올린 선수들이다. 매 대표팀 경기에서 부족한 경기력으로 비판을 받아온 것도 함께 했다. 공교롭게도 그들은 중국리그 소속이다.

국내파 기용에 주력하겠다고 했던 슈틸리케 감독의 명단은 흔들리지 않았다. 유럽파+중국파가 여전했다. 특정 선수들을 언급하기엔 조심스러운 면이 있지만 분명 K리그 선수들을 비롯, 해외 타 리그 중 대표팀에 승선할 만한 선수들이 존재한다.

사실 중국 리그 경쟁력을 놓고 봤을 때 유럽, 또는 중동의 타 리그와는 꽤나 큰 차이가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 점을 간과한 듯 싶다.

반복된 기용과 별반 다르지 않는 전술에 한국 축구는 불안한 상태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에도 같은 선택을 했다. 팀 분위기를 강조하고, 소속팀 출전 여부를 따지는 바람에 아까운 인재들이 기회를 또 다시 놓쳤다. 슈틸리케 감독의 그림은 여전히 다음 페이지를 넘어가지 못하고 있었다.

동아닷컴 지승훈 기자 hun08@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스포츠동아DB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