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거리는 남자선수들의 자존심”…장타 4인방,올해도 뜨거운 대결

입력 2017-03-14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왼쪽부터 2016년 장타왕 김건하, 2014년 장타왕 허인회, 2013년 장타왕 김태훈, 2012년 장타왕 김봉섭. 사진제공 | KPGA

개막 한달여 앞둔 KPGA 장타대결 예고

남자골퍼들의 화끈한 장타는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뻥’ 뚫린다. 장타는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다. 장비의 고성능화와 스윙 테크닉의 향상이 어우러지면서 더욱 가공할 파괴력으로 발전하고 있다.

화려함으로 주목받는 장타는 이제 우승의 필수품이 되고 있다. 세계랭킹 1위로 등극한 더스틴 존슨(미국)은 폭발적 장타로 유명하다. 그가 WGC 멕시코챔피언십 우승 당시 평균 드라이브 거리는 321.5야드에 이르렀다. 최장 드라이브샷 거리는 393야드까지 나왔다. 장타를 칠수록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을 안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최근의 장타자들은 멀리 때려놓고 짧은 클럽으로 그린을 공략하는 방법으로 우승을 쓸어 담고 있다.

보는 것만으로도 속을 시원하게 만드는 장타를 올 시즌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도 마음껏 구경할 수 있을 전망이다. 장타하면 생각나는 첫 번째 선수는 김태훈(32)이다. 2013시즌 평균 301야드를 때려 장타왕으로 등극했다. 이후 조금씩 거리를 줄여 장타자로서의 위용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지만, 올 시즌 장타를 재무장하면서 화끈함으로 승부를 걸 참이다. 김태훈은 “공을 멀리 보내는 것은 언제나 자신 있었지만, 한동안 드라이브샷의 방향성이 좋지 않아 기복이 심해졌다. 그로 인해 거리에 큰 욕심을 내지 않게 됐다”며 “다행히도 최근 드라이브샷의 거리와 정확도가 잡히기 시작했다. 우승과 함께 올 시즌 장타왕을 노려보겠다”고 다짐했다.

‘필드의 허세남’ 허인회(30)도 장타하면 빼놓을 수 없다. 독특한 경기 스타일로도 주목 받고 있는 그는 2014년 장타왕(294.7야드) 출신이다. 허인회는 “장타의 이점은 더 가까운 지점에서 그린을 공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거리만을 고집하다보면 정확성이 떨어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선수라면 장타를 원하게 된다. 그만큼 장타의 이점이 크기 때문이다”며 “이번 시즌 장타를 통해 프로 데뷔 이후 한 번도 해보지 못한 다승의 꿈을 이뤄보고 싶다”고 밝혔다.

김봉섭(34)은 역대 KPGA 코리안투어 최고의 거포였다. 축구선수 출신답게 탄탄한 하체를 기반으로 장타를 때려내는 그는 2012년 평균 309야드를 날려 장타왕이 됐다. KPGA 코리안투어 역대 1위 기록이다. 그의 허벅지 둘레는 무려 27인치로, 성인의 허리 사이즈와 맞먹는다. 김봉섭은 “장타가 타수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확실하다. 올 시즌 더 화끈한 장타를 보여주고 싶다. 기대해도 좋다”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해 장타왕으로 등극한 김건하(25)는 올해 더욱 강력한 장타를 위해 특별한 전지훈련까지 소화하고 돌아왔다. 미국전훈을 마치고 돌아온 그는 “거리는 남자선수들의 자존심이다”며 “시원한 장타를 앞세워 데뷔 첫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KPGA 코리안투어의 개막(동부화재프로미오픈·4월 20∼23일)까지는 1개월여가 남았다. 자존심을 건 남자골퍼들의 화끈한 장타 대결은 또 다른 볼거리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