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나영석 PD의 슈퍼 ‘유틸리티 플레이어’ 이서진

[연예의 법칙] 나영석 PD의 슈퍼 ‘유틸리티 플레이어’ 이서진

야구에는 유틸리티 플레이어(utility player)라는 용어가 있다. 어떤 포지션을 맡기더라도 자신의 역할을 훌륭히 해내는 ‘만능선수’를 말한다. 사실 주전을 뒷받침하는 선수들에게 주로 사용되는데 몇몇은 주전을 능가하는 탁월한 기량을 발휘한다. 간혹 이런 ‘슈퍼 유틸리티 플레이어’가 나타나는데,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의 벤 조브리스트가 대표적인 예다. 조브리스트는 지난해 월드시리즈 MVP를 차지한 최고의 유틸리티 플레이어다.

야구는 아니지만 예능에도 조브리스트와 같은 최고의 슈퍼 유틸리티 예능인이 있다. 나영석 PD가 믿고 기용하는 이서진이다. 이젠 나 PD가 제작발표회에서 “정말 유용한 사람이다”라고 말할 정도다. 이서진은 나 PD가 기획하는 어떤 프로그램에도 잘 어울린다. 때로는 게스트를 돋보이게 하는 조연으로, ‘삼시세끼’에서는 주인공을 맡아 프로그램을 이끌어간다.

그런 두 사람이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춘다. 배우 이서진이 나영석PD 새 예능프로그램 ‘윤식당’에 출연한다. ‘뭐, 이젠 당연한 일 아닌가.’

이서진은 2013년 tvN ‘꽃보다 할배-유럽 편’을 통해 나영석PD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2014년 ‘꽃보다 할배-스페인 편’ ‘삼시세끼’, 2015년 ‘꽃보다 할배-그리스 편’ ‘삼시세끼-정선 편’, 2016년 ‘삼시세끼-어촌편3’에 출연하며 나영석PD와 예능 인생을 함께 했다. 그 결과 이서진은 지난해 제1회 tvN10어워즈에서 예능부문 대상을 거머쥐는 놀라운 필모그래피를 갖게 됐다.

누구보다 서로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있을 나영석PD와 이서진은 tvN 새 예능프로그램 ‘윤식당’을 통해 다시 뭉쳤다. ‘윤식당’은 나영석PD가 새롭게 시도하는 그림으로 ‘삼시세끼’의 확장판이라 할만하다. 이서진을 비롯해 윤여정, 신구, 정유미가 인도네시아 발리의 인근 섬에서 작은 한식당을 열고 운영하는 이야기를 담아낸다. “여기서 눌러 앉아 살고 싶다”는 여행을 하면서 느끼는 일반적인 감정을 오롯이 그린 예능이다.

나영석PD는 그동안 다수의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일상과 힐링, 평범함이 지닌 마법의 힘을 보여주며 큰 호응을 얻었다. 일상성에 기반을 두어 화면에 드러나는 출연진의 본래 모습이 나영석PD 예능의 진수이자 그의 파트너 이서진이 예능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이서진은 나영석PD 예능을 통해 똑똑한 투덜이로 거듭났다. 어딘가 어설퍼보이지만 결코 서툴지 않은 능력으로 웃음과 놀라움을 동시에 안기고 ‘삼시세끼-어촌 편’에선 캡틴 서지니로 활약하며 머리 쓰는 남자임을 다시 확인시키기도 했다. 나영석PD는 ‘윤식당’을 통해 이서진의 능력을 모두 보여줄 예정이다. 제작진 의도에 맞춰 이서진도 그동안 갈고닦은 생존 본능을 가감 없이 발휘한다.

나영석PD는 “‘윤식당’ 기획을 처음했을 때 기본적으로 외국어, 외국 경험이 있는 사람이 필요했다. 총무도 필요했다. 이서진은 경영학을 전공했다. 외국 경험도 있다”며 “매번 기획을 하면서 뒤를 돌아보면 이서진이 있다. 꼭 공백기더라”며 “우리는 언제나 헤어질 준비가 돼 있다. 좋은 MSG”라고 이서진을 향한 믿음을 표현했다.

나영석과 이서진의 조합, 식상할 법하지만 여전히 높은 화제성을 불러일으키며 대중의 궁금증을 유발한다. ‘윤식당’은 '신혼일기' 후속으로 오는 3월 24일 금요일 밤 9시 20분 첫 방송된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사진=동아닷컴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