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의환향’ 윤덕여 감독, 평양 무용담 한보따리

입력 2017-04-1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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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스포츠경향, 스포츠동아, 스포츠서울, 스포츠월드, 일간스포츠 등 스포츠전문 미디어 6개사가 후원하는 제4회 축구인 골프대회가 17일 경기도 여주 솔모로CC에서 열렸다. 윤덕여 여자축구대표팀 감독이 허정무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차범근 2017 피파 U-20월드컵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의 축하를 받고 있다. 여주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종아리 다쳐 골프 못치지만 인사차 들러
“선수들 눈에 살기…옥류관 식사 취소도”


윤덕여(56)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대표팀은 3∼11일 평양에서 벌어진 2018여자아시안컵 B조 예선에서 당당히 조 1위를 차지하며 본선 진출에 성공한 뒤 13일 금의환향했다. 윤 감독은 17일 ‘2017년 축구인골프대회’가 열린 경기도 여주 솔모로CC를 찾았다. 클럽하우스로 들어서는 그에게 많은 축구인들은 축하인사를 건넸다. 얼굴에 연신 미소를 머금은 윤 감독은 “많은 축구인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답했다.

윤 감독은 오른쪽 종아리 통증 때문에 골프를 치진 못했다. 그는 “북한전(7일)을 앞두고 선수들과 함께 뛰다가 종아리를 다쳤다. (그 때문에) 골프는 치지 못하지만, 선수들이 다치는 것보다는 내가 다치는 것이 낫지 않나. 많은 분들이 모이는 자리이기 때문에 인사만이라도 하기 위해 찾아왔다”며 웃었다. 윤 감독은 평양에서의 어려웠던 환경에 대해 털어놓았다. 그는 “평양에선 다른 곳으로 나갈 수도 없고, 통신도 없어 답답했다. 다소 긴장되기도 했지만, 오로지 경기에만 집중하자고 분위기를 잡았다. 휴대전화가 없으니 선수들과 더 많은 대화를 나눴고, 팀워크도 더 돈독히 다졌다”고 밝혔다.

여자축구대표팀 윤덕여 감독. 여주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여자대표팀은 한수 위로 평가되는 북한을 맞아 홈팬들의 일방적 응원 속에서도 1-1 무승부로 선전했다. 윤 감독은 “경기 초반은 힘들었다. 5만 관중의 일방적 응원과 함성, (북한)선수들의 눈빛에 정말 살기가 느껴질 정도였다. 목포에서 진행한 소음훈련을 통해 적응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2018여자아시안컵 본선) 출전 자격을 얻고도 북측에서 조용히 나오라고 주의를 줘서 축하 세리머니도 못했다. 선수들이 라커에서 소리도 못 지르고 감격하는 사진만 찍었다. 마지막 경기(11일 우즈베키스탄전) 후에는 옥류관에서 평양냉면 식사가 잡혔는데, 북측에서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27년 전(1990년 남북통일축구 평양원정)에는 서로 만나 만찬도 하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과 ‘고향의 봄’도 부르고, 함께 옥류관에도 갔었는데 아쉽다”고 북한에서의 일화를 소개했다.

여주 |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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