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의 여신은 다시 두산을 보고 웃을까

입력 2017-04-2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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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초반 힘을 내지 못하던 두산이 이리저리 꼬인 실타래를 풀고 홈에서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19일 잠실 삼성전에서 주장 김재호가 1-1로 팽팽히 맞서던 9회말 2사 2루에 등장해 중견수 왼쪽에 떨어지는 끝내기 안타로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두산은 개막을 앞두고 ‘극강’으로 꼽혔다. KIA와 LG 등이 대항마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졌지만 우승후보 1순위는 두산이었다.

그러나 4월 중순 두산의 순위는 7위다. 어깨 통증으로 개막과 함께 선발 로테이션에서 이탈한 마이클 보우덴을 제외하면 우승전력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그러나 좀처럼 승부처에서 찬스를 살리지 못하며 하위권으로 떨어졌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19일 잠실 삼성전을 앞두고 “지난해였으면 안타가 됐을 타구도 올해는 다 잡힌다”며 웃었다. 그리고 “우리 전력은 잘 짜여져 있다. 지금 계속 꼬이고 안 풀리는 상황이 이어져서 그렇지 선수들이 잘 헤쳐나가리라 믿는다”며 긍정의 힘을 강조했다.

두산은 이날 삼성전에서 4회말 김재환이 선제 홈런을 날리며 앞서나갔다. 선발 더스틴 니퍼트는 7이닝 동안 볼넷 없이 3안타 6삼진으로 호투했다. 그러나 8회초 구원투수 이현승의 연속 볼넷 허용에 이어 삼성 박해민에게 적시타를 맞아 동점을 허용했다. 8회말 오재일의 안타성 타구를 KIA 강한울이 높이 뛰어올라 잡는 등 불운도 이어졌다.

꼬여만 가는 경기, 그러나 9회말 캡틴 김재호가 분위기 반전을 이끄는 안타를 꼭 필요한 순간 때려냈다. 승리의 여신이 미소를 보내듯 지독히 따르지 않았던 행운도 있었다. 9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박세혁은 7회부터 호투하고 있던 권오준을 상대로 1루 땅볼을 쳤다. 그러나 갑자기 튀어 오르는 불규칙 바운드로 출루에 성공했다. 이어 박건우의 희생번트, 허경민의 3루 땅볼 아웃으로 2사 2루. 김재호는 권오준의 초구를 과감히 공략 중견수 왼쪽에 떨어지는 끝내기 안타(시즌2·통산992·개인2호)로 2-1 행운의 승리를 이끌었다.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삼성은 잠실 7연패 수모를 당했고 개막 이후 단 한번도 위닝 시리즈를 기록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이날 선발 등판한 우규민은 1회말 2사에서 닉 에반스의 타구에 오른팔을 맞고 쓰러져 급히 교체되는 불운까지 겪었다.

잠실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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