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홍준표 동성애 발언 논란,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입 닥치고 사죄”

입력 2017-04-26 09:53: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행동하는 성소수자 인권연대 측이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문재인과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홍준표 간의 동성애 관련 발언에 분노했다.

25일 열린 JTBC ‘대선후보 토론회’에서는 군대 내 동성애에 대한 후보들간에 의견이 오고 갔다.

이 가운데 홍 후보는 문 후보에게 “군 동성애는 국방전력을 약화시킨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이에 문 후보는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고, 홍 후보는 동성애를 반대하느냐고 집요하게 물었다. 그러자 문 후보는 “반대한다”고 대답했다가 “동성혼을 합법화할 생각은 없지만 차별에는 반대한다”고 정정했다.

이후 홍 후보는 문 후보의 ‘동성혼 반대’ 발언에 공격하면서 “동성애 때문에 지금 우리 얼마나 대한민국에 지금 에이즈가 14000명 이상 에이즈가 창궐하는 거 아느냐”고 말한 것.

이에 문 후보는 “그런 식의 성적인 지향 때문에 우리가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방송 후 행동하는 성소수자 인권연대 측은 긴급성명을 내고 문재인 홍준표 후보에게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이하 긴급성명 전문이다.

<긴급규탄성명 전문>

성범죄 공모자 홍준표는 동성애 혐오 선동하는 그 입을 닥치고 사퇴하라!
홍준표와 맞장구치며 성소수자 혐오 조장하는 문재인은 사죄하라!

우려하던 참상이 현실화됐다. 대선 후보 티비 토론이 “동성애를 반대한다” “좋아하지 않는다” “합법화 찬성하지 않는다”는 혐오 발언으로 점철됐다. 파렴치한 홍준표와 인권변호사 타이틀을 단 문재인의 합작품이다. 상식적인 인간이라면 군내 동성애가 국방력을 약화시킨다는 저질질문에 사실검증을 먼저 따져물어야했다. 차별금지법은 동성애 합법화법이라는 것도 무지의 산물이거나 거짓말에 불과하다. 동성애는 불법이 아니다. 하지만 그는 비상식적 질문에 뻔뻔하게도 반인권을 커밍아웃했다.

성적 지향은 찬성이냐 반대이냐의 문제가 아니며, 자연스러운 인간 특성의 하나다. 서로 다른 피부색에 찬반을 따질 수 없는 것과 같다. 문재인의 발언은 성소수자의 존재, 인간의 다양성을 부정하며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조장하는 혐오 발언이다.

지난 10년 보수 정권 아래에서 박근혜-최순실-재벌의 부패 커넥션이 사람들을 기만할 때, 정권을 비호하기 위해 앞장선 극우 집단들이 혐오를 부추겨 왔다. 성소수자 혐오도 마찬가지다. 어버이연합과 엄마부대봉사단이 동성애 반대를 외쳐 왔다. 이것이 적폐가 아니고 무엇인가. 문재인의 발언은 스스로 적폐를 청산할 능력도, 의지도 없다는 것을 고백한 셈이다. 또는 동성애를 혐오하는 자신의 저열한 인식이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무능력과 편견을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한심한 작태다.

이것은 한국 성소수자 인권의 처참한 현실을 드러내는 순간이다. 지금 한 군인은 단순히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구속돼 있고, 수십 명의 애먼 군인들이 처벌에 직면해 있다. 홍준표가 지적한 군대의 심각한 동성애 문제의 실체는 이것이다. 한국의 국가인권위원회와 국제인권규약기구들이 수차례 폐지를 권고한 반인권 악법인 군형법 제92조의6을 무기로 한 성소수자 마녀사냥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의 발언은 당장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강제 구금된 폭력을 인정하고 찬성하는 것이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는 티비 토론을 보며 충격을 받은 성소수자들과 분노를 함께하며, 문재인의 발언에 맞서 분연히 일어나 싸울 것이다. 성소수자를 짓밟은 홍준표, 문재인은 당장 사죄하라! 당신들과 같은 자들로 인해 삶과 존엄을 빼앗긴 성소수자들 앞에 참회하라.

성소수자들은 이제 우리의 존재와 존엄을 짓밟는 사회를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과거에 머무르는 자들과 결별을 고하자. 우리는 우리 손으로 존엄을 되찾고 변화를 일굴 것이다.

2017년 4월 25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동아닷컴 이슬비 기자 misty8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