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태양이 30일 대전 넥센전이 끝난 뒤 특별 수비훈련을 했다. 이날 2회 베이스커버를 들어가는 과정에서 1루수 로사리오의 송구를 놓쳐 실점을 허용한 데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1루 베이스 근처 흰 운동복이 이태양. 대전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사실 ‘홈경기에서 부진한 이유’에 대한 명확한 답을 듣긴 어렵다. 지난해 홈경기 성적이 원정경기에 비해 월등히 좋았던 한 선수는 “경기를 준비할 수 있는 여유가 있고, 연습할 시간도 충분하다. 팬들의 뜨거운 응원도 큰 힘이 된다”며 “원정경기 때는 이동거리가 길고, 상대 팀과 견줘 훈련시간이 적은 탓에 신경 써야할 부분이 많다”고만 했다. 교과서적인 답변이다.
그러나 한화의 경우는 다르다. 야구관계자들은 “한화가 홈경기에서 부진한 이유가 다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은 하나같이 ‘훈련 패턴’을 문제로 지적한다. 김성근 감독이 부임한 이후 상상을 초월하는 훈련량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올해는 그 강도가 더 세졌다. 5월까진 토요일 오후 5시, 일요일 오후 2시에 경기를 시작하는데, 홈에서 주말 3연전을 치를 때 이에 따른 ‘극단적 비효율’이 나타난다.
한화 김성근 감독.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한화 선수 일부는 4월29일 대전 넥센전에서 3-7로 패한 뒤 경기장에 남아 나머지 훈련을 했다. 3시간34분 동안 그라운드에 모든 것을 쏟아낸 뒤였다. 자정에 가까운 시간까지 야간 특별타격훈련(특타)이 진행됐고, 펑고를 받은 선수도 있었다. 훈련 시간에 차이가 있을 뿐, 모든 홈경기에서 이 같은 훈련 패턴이 이어진다. 한 관계자는 “일요일 경기가 오후 2시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에 따른 선수들의 피로도와 체력소모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일요일 홈경기 직후에도 훈련은 계속된다.
평일 홈경기 때도 오전부터 훈련을 시작하니 오히려 원정경기 때보다 체력소모가 크다. ‘잘 쉬는 것도 몸관리’라는 말은 김 감독 체제의 한화에서 통하지 않는다. 김 감독 부임 첫해인 2015시즌에는 원정경기 때도 일부 야수들이 인근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특타를 진행하기도 했지만, 이는 지난해 중반부터 사라졌다. “원정경기 때가 편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넥센 선수들이 29일 경기 후 푹 쉬고 30일 오후 12시30분에야 출근해 시리즈 싹쓸이에 성공한 것도 휴식의 중요성을 보여준 한 단면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