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한 시간 동안 전수경과의 만남은 즐거웠다. 낯을 가려 친해지려면 시간이 걸린다는 그의 말과는 달리 다정하고도 즐거운 수다가 이어졌다. 외형적인 면에서 느껴지는 도도함과 무대에서 느껴지는 카리스마와는 또 다른 모습이었다. 인터뷰를 하면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다면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줄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전수경 역시 예능 프로그램 출연에 대한 욕심이 있었다. 그는 “나영석 PD 프로그램을 굉장히 좋아한다. 최근 ‘윤식당’을 참 재미있게 봤다. 나 역시 생각보다 요리를 좀 할 줄 아는데.(웃음) 남편이 요리를 더 잘 하지만 말이다. 리얼한 예능 프로그램을 좋아해서 그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적극적으로 할 생각이다. 보고 있나요, 나영석 PD님”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삼시세끼’나 ‘꽃보다 할배’ 같은 꾸미지 않는 예능을 보면 참 좋더라고요. 애써 웃기려 하지 않고 그냥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들이 참 매력적이에요. 뭔가 자극적이지 않은 예능 프로그램이라 참 좋더라고요.”
그는 특히 선배인 윤여정을 보며 감탄을 했다고. 전수경은 “정말 대단한 선배다. 연기자로서도 존경했지만 그런 도전을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셨을 텐데 적극적으로 식당을 꾸리시고 요리하시는 모습을 보면 정말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밝혔다.
그는 영화 ‘가루지기’에서 윤여정과 함께 촬영했던 때를 회상했다. 전수경은 “그 때 역할상 윤여정 선배와 내가 서로 라이벌이었다. 내 성격도 먼저 다가가서 말을 걸지 못하는 편이어서 선배와 많이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던 게 가장 아쉬웠다. 정말 죄송스럽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평소에 존경하는 선배였는데 그 이후로 작품에서 만날 기회가 없었다. 언젠간 꼭 같은 작품에서 다시 만나게 됐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전수경은 최근 뮤지컬 배우들의 TV 드라마 출연이 잦아지고, 특히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음악 예능 프로그램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을 자랑스러워했다. 그는 “우리가 젊었을 때만 해도 뮤지컬 배우는 대중성이 없다는 이유로 TV에 출연할 수 없다. 당시에는 꿈도 못 꿨던 일이 이젠 현실이 됐다”라고 말했다.
“저는 KBS 2TV ‘불후의 명곡’을 자주 보는데요. 뮤지컬 ‘아이다’팀의 무대가 감명 깊었어요. 월등한 실력으로 무대를 아주 멋있게 꾸미던 걸요? 특히 민우혁 씨가 인상 깊었어요. 노래도 참 잘 부르고 잘 생겼더라고요.(웃음) 후배들이 여러 곳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면 참 좋죠. 계속 활발하게 여러 방면에서 활동했으면 좋겠어요.”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