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활력소’ 나경민·김동한 “자리는 중요치 않다”

입력 2017-05-13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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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나경민-김동한(오른쪽). 스포츠동아DB

롯데 나경민-김동한(오른쪽). 스포츠동아DB

롯데는 모든 팀들이 부러워할만한 타선을 보유하고 있다. 돌아온 ‘빅보이’ 이대호를 시작으로 강민호, 손아섭, 최준석 등 장타력과 해결능력을 고루 지닌 타자들이 거인군단에 버티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장점이 늘 최상의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중장거리 타자들이 많다는 점은 적진을 흔들어놓을 돌격대장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외야수 나경민(26)과 내야수 김동한(29)은 현재 롯데의 전력에서 반드시 필요한 존재로 꼽힌다. 2009년 시카고 컵스 입단으로 미국에 건너갔던 나경민은 지난해 롯데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첫 발을 디뎠다. 데뷔는 성공적이었다. 시즌 도중 외야에 진입해 근성과 빠른 발을 무기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올해는 선배 전준우의 부상 공백을 메우는 활약으로 다시금 이름 석 자를 알리는 중이다.

김동한 역시 지난해 처음 롯데로 건너왔다. 2011년부터 줄곧 두산 유니폼을 입었지만, 시즌 도중 투수 김성배와 트레이드 돼 부산에 둥지를 틀었다. 새로운 팀에 오자 날개가 활짝 펴졌다. 나경민과 같은 악착스러운 근성으로 1군에 머물더니 강한 어깨와 안정적인 수비력을 내세워 주전까지 꿰차게 됐다.

12일 비로 취소된 사직 두산전에 앞서 만난 둘은 모두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더 잘 할 수 있다는 아쉬움이 짙게 묻어났다. 그러면서도 백업과 주전 자리에 관계없이 자신의 야구를 펼치겠다는 각오가 함께 배어있었다. 나경민은 “지난해엔 준비가 덜 된 터라 1군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설령 삼진과 범타를 당하더라도 내 스윙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전준우 선배가 돌아오게 되면 나는 4번째 외야수가 될지 모르지만 이러한 부분은 신경 쓰지 않고 평소처럼 근성 있는 야구에 열중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동한 역시 같은 입장을 내비쳤다. 김동한은 “올 시즌을 앞두고 타격폼을 조금 바꾸면서 나아지고 있는 느낌”이라면서 “내 자리가 2루도 될 수 있고, 3루도 될 수 있다. 어디가 됐든 악착같이 덤벼드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이어 “사실 7일 KIA전에서 결정적인 실책을 범한 뒤 큰 충격에 빠졌다. 그러나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상처를 치유했다. 앞으로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며 그간의 마음고생을 전하기도 했다.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한 단계 성숙하고 있는 롯데의 ‘새로운 활력소’ 나경민과 김동한. 롯데의 상위권 도약에 둘의 몫이 힘을 보탤 전망이다.

사직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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