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 탈환 전북, 무뎌진 닥공에 걱정

입력 2017-05-1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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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현대는 ‘닥공(닥치고 공격)’을 추구하는 팀이지만, 올 시즌에는 유독 무득점 경기가 많다. 전북은 14일 울산현대와의 원정경기에서도 0-0 무승부에 그쳤다.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11R까지 최소실점 불구 득점은 14골에 그쳐
벌써 무득점경기만 4번…MF 부상이탈에 고전


‘아시아 챔피언’ 전북현대의 오랜 모토는 ‘닥공(닥치고 공격)’이다. 상대가 어떤 플레이를 하든, 어떤 전략을 구사하든 전북은 변치 않고 ‘자신들의 플레이’를 했고, 대개는 원하는 결과를 얻었다. 그러나 올 시즌 기류는 많이 다르다. 비교적 괜찮은 레이스를 펼치고 있지만, 2% 부족하다.

11라운드까지 마친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에서 전북은 6승3무2패, 승점 21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무언가 빠졌다. 특히 화력이 저조하다. 최소 실점(8골)은 좋지만, 득점이 너무 적다. 14골로 공동 5위다. 2위 제주 유나이티드(6승2무3패·승점 20)가 22골로 가장 많고, 9위 전남 드래곤즈(4승7패·승점 12)가 20골로 그 뒤를 잇고 있다. 3위 포항 스틸러스(6승1무4패·승점 19)도 18골, 7위 강원FC(4승3무4패·승점 15)도 15골을 넣었다. K리그는 ‘잠그는 축구’를 지양하기 위해 득실차보다 다득점을 우선한다. 승점이 같으면 골수로 순위를 가린다. 공격에 무게를 실어야 높은 순위에 가까워진다.

올 시즌 전북은 유난히 무득점 경기가 많다. 클래식 11경기 중 4경기(2무2패)다. 챌린지(2부리그) 부천FC와의 FA컵 32강전에선 득점 없이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무릎을 꿇기도 했다. 지난 시즌 같은 기간(11라운드 기준) 무득점 경기는 한 차례뿐이었다.

물론 할 말은 있다. 정규 33라운드 일정 중 3분의 1을 소화했음에도 여전히 최상의 라인업과는 거리가 있다. 이재성, 이승기 등 중원의 핵심선수들이 부상으로 한동안 전열을 이탈했고, 동계훈련부터 공을 들인 측면 자원에서 대량으로 이탈자가 발생해 전북 최강희 감독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했다. 시즌 초반부터 꼬이다보니 ‘멀티 플레이어’를 끼워 맞추는 수세적 경기운영을 했다. 이런 ‘돌려막기’는 0-4 대패로 끝난 3일 제주와의 클래식 9라운드 홈경기에서 한계점을 드러냈다.

최전방도 좀처럼 터지지 않고 있다. 국가대표 장신 스트라이커 김신욱만 5골로 분전하고 있을 뿐, 1골씩 뽑은 이동국과 에두의 침묵은 몹시 걱정스럽다. 각자의 스타일은 다르다고 하지만, 큰 틀에서 이들 3명의 플레이는 유사하다는 것이 축구계의 전반적인 평가다. 스트라이커 1명이 나설 때보다 투톱이 덜 위협적이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지난해만 해도 이종호(울산현대) 등 전혀 다른 성향의 공격수들을 보유해 다양한 전방 조합을 꾀할 수 있었으나, 올해는 그렇지 않다. 상대가 오히려 쉽게 대비할 수 있을 정도다. 스트라이커 2명이 호흡을 맞춰 득점한 것은 4-1 대승을 거둔 상주상무와의 클래식 6라운드 홈경기가 유일하다. “당장의 선두경쟁보다 좋은 내용으로 승점을 쌓는 게 중요하다”는 최 감독의 답답함은 언제쯤 풀릴까.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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