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이슈] “휴먼장르물”…‘터널’, 시즌2 대신 전설로 남다 (종합)

입력 2017-05-22 10: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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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장르물”…‘터널’, 시즌2 대신 전설로 남다

찬란하고 아름다운 마무리다. 16회 방송을 끝으로 막을 내린 OCN 오리지널 드라마 ‘터널’(극본 이은미 연출 신용휘)의 이야기다. ‘열린 결말’이라는 다음의 화두 대신 무거운 장르물이 가질 수 있는 유일한 미덕인 ‘메시지’를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며 마무리됐다.

21일 방송된 ‘터널’ 최종회(16회)에서는 이야기의 시작이자 끝인 화양 부녀자 연쇄살인사건이 마무리되는 과정이 그려졌다.

이날 화양 부녀자 연쇄살인사건의 진범 목진우(김민상)의 다음 타깃은 신재이(박연호/ 이유영)였다. 신재이는 목진우가 만년필에 집착하는 이유를 알아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다음 타깃이 자신, 또는 아버지인 박광호(최진혁)를 향하고 있음을 짐작했다. 박광호에 대한 분노가 그가 가장 아끼는 신재이를 해치는 것으로 분노를 다스리려 한다는 것.

이런 신재이의 기지와 희생 덕분에 목진우는 결국, 신재이의 집을 잠복한 박광호, 김선재(윤현민)에게 붙잡히게 됐다. 하지만 범인을 잡는 게 끝이 아니었다. 자백, 죄를 입증하는 과정은 더욱 험난 했다. 특히 화양경찰서 촉탁 부검의인 목진우를 상대로 심리전을 벌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30년 전 살인사건들을 공소시효가 만료됐을뿐만 아니라 정황만 있고, 명확한 증거가 없기에 자백만이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

이때도 기지를 발휘한 건 신재이였다. 목진우의 살인일기(범행일지)를 통해 그와의 심리전에서 승리의 키를 쥘 수 있었다. 결국 목진우는 더는 살인할 수 없음을 분통해 하면서도 자신의 살인 동기를 자연스럽게 자백하게 됐다. 혐의 입증에 성공한 것. 이렇게 30년간 미제로 남았던 사건이 해결되며 피해자들의 원혼을 달랠 수 있게 됐다. 박광호, 김선재와 수사팀은 30년 전 피해자들의 유족을 찾아 범인을 잡았다며 위로의 말을 건넸다. 30년을 다 보상할 순 없지만, 범인을 검거하고 법정에 세우면서 수사기관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보여줬다.


그리고 시간 이동의 시작이었던 사건이 마무리되면서 박광호 역시 제자리로 돌아가게 됐다. 다만, 시즌2를 바라는 팬들의 기대와 달리 ‘터널’은 하나의 완결에 가까운 해피엔딩을 선사했다. 극 말미에 그려진 88년은 2년 전 연쇄살인사건으로 흉흉해진 화야의 모습이 아닌 정의감으로 뭉친 박광호와 그의 이웃으로 웃음꽃이 피는 세상이 펼쳐지고 있었다. 어쩌면 지금 피해자들에게는 위로를, 또 무관심이 현 시대에는 관심을 그린 ‘터널’의 메시지가 아닐까.

한 방송관계자는 “‘보이스’가 희생자들과 그 유족들의 아픔을 이야기했다면, ‘터널’은 희생자들뿐만 아니라 사건을 담당한 사람들의 아픔까지 어루만진 작품이다. 현실에서는 경찰 등 수사기관에 대한 불신이 많지만, 곳곳에는 따뜻하게 시민을 위로하는 경찰, 검사도 많다”며 “장르물 ‘터널’의 메시지는 관심이라는 키워드에서 출발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르물의 미덕은 메시지라고 하는데, ‘보이스’, ‘터널’ 등 OCN 드라마들은 그 메시지를 잘 담고 있는 것 같다. 버릴 것 없는 스토리, 연기, 메시지가 ‘터널’을 완성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시즌2 대신 완성형 결말을 선택한 ‘터널’의 영리함에 놀랐다.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을 포기할 수 없었을 텐데, 작품이 지닌 메시지를 오롯이 드러내고 마무리하는 것에 대해 놀랐다”며 “‘보이스’가 씁쓸한 여운을 담았다면, ‘터널’은 ‘과거에는 이랬지?’라는 한번쯤 회상하게 되는 즐거운 향수를 그리고 있다. 이성적인 현시대와 달리 부딪히며 소통하는 인간적인 매력의 박광호를 통해 현재를 되짚어보는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시작부터 “‘터널’은 수사물이 아닌 ‘휴먼드라마’이다”라는 제작진이다. 그리고 ‘터그널’(시그널+터널)이라는 별칭을 뛰어 넘어 하나의 전설이 된 ‘터널’이다. ‘터널’ 최종회는 케이블, 위성, IPTV가 통합된 유료플랫폼 가구 시청률에서 평균 6.5%, 최고 7.1%를 나타냈다. 이는 자체 최고시청률이다. 또 ‘38 사기동대’가 기록했던 최고 시청률인 5.9%의 시청률을 훌쩍 뛰어넘어 OCN 개국 이래 최고 시청률인 6.5%를 기록했다.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한편 ‘터널’ 팀은 포상휴가를 앞두고 있다. 다만 최진혁, 이유영 등은 일정 등을 이유로 불참한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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