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체가 아닌 관객이나 팬들을 위한 행사도 있다. 쇼케이스, 관객과의 대화(GV), 무대인사 등이다. 특히 쇼케이스는 1000명 이상의 예비 관객을 초대해 배우들, 감독과 더욱 가까이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다. 영화와 배우에 대한 질의응답도 있지만 사인과 악수, 사진 촬영, 퀴즈나 추첨을 통한 소원 들어주기 등 팬미팅에 가까운 행사다. 강조하건대, 미디어 행사와 관객 대상 행사는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이가운데 영화 ‘리얼’이 첫 공식 행사를 예고했다. ‘리얼’ 측은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5월 31일 오후 7시 30분 성균관대 새천년홀에서 쇼케이스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리얼’의 주연 배우 김수현, 성동일, 최진리가 참석하기로 했다. 첫 공식 행사가 쇼케이스가 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지난해 영화 ‘위대한 소원’이 주연 류덕환의 입대 문제 때문에 쇼케이스를 약 한 달 전 진행한 바 있다.
문의 결과, ‘리얼’은 이날 쇼케이스만 여는 것이 아니었다. 쇼케이스와 제작보고회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 배포된 공식 보도자료에는 쇼케이스로만 기재돼 있지만 관계자는 “매체의 질의응답을 받으면서 제작보고회도 함께 진행하는 방식으로 구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작보고회가 은근 슬쩍 섞여있는데 정작 매체들은 모르고 있는 아이러니한 형국이다.
쇼케이스 겸 제작보고회라면, 감독의 불참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리얼’의 제작진을 대표하는 수장으로서 가장 심도 깊은 이야기를 전해줄 수 있는 감독이 부재한 행사라니. ‘리얼’ 측은 “이사랑 감독은 현재 후반 작업으로 인해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아직 불참 확정은 아니고 조율 중”이라고 해명했다.
결국 이번 쇼케이스는 이도 저도 아닌 행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온전히 관객을 배려한 행사도 그렇다고 매체를 위한 행사도 아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건대, 제작보고회를 따로 열어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제작보고회는 필수가 아니다. 여건상 생략할 수 있다. 관객을 위한 행사는 온전히 관객만의 것이어야 하지 않을까. 명심해야 할 것은,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모두 놓칠 수 있다는 것이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CJ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