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피플] 한류스타 대신, 작품성 내세운 한국영화

입력 2017-05-25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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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회 칸 국제영화제와 함께 문을 연 칸 필름마켓. 세계 최대 규모의 영화 견본시인 칸 필름마켓에선 전 세계 다양한 영화의 구매와 판매가 이뤄진다. 칸(프랑스)|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칸 필름마켓, 장르영화·완성도 주목
‘악녀’ ‘대립군’ ‘택시운전사’ 등 관심

‘악녀’,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 ‘대립군’ ‘택시운전사’….

제70회 칸 국제영화제와 함께 열리고 있는 칸 필름마켓에 나온 ‘한국영화 대표선수’들이다. 김옥빈, 설경구와 임시완, 이정재와 여진구, 송강호 등 각 작품의 주연들 역시 국내에서는 스타급 배우들로 꼽힌다. 하지만 해외에서 커다란 성과를 내온 한류스타라고는 아직 미흡한 측면도 없지 않다. 그런데도 이들을 ‘한국영화 대표선수’로 꼽은 것은 왜일까.

‘대립군’ 등의 해외 마케팅을 맡고 있는 M라인 디스트리뷰션 손민경 대표는 “최근 해외 바이어들이 한류스타를 중심으로 한국영화를 바라보지 않는 분위기다”면서 “장르영화나 작품의 완성도를 보고 구매하는 경향이 짙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액션영화인 ‘악녀’와 느와르액션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이 3편으로 구성한 이번 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섹션에서 선보이고 있듯, 한국 장르영화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부산행’이 이 섹션에서 상영되고 해외에서도 큰 성과를 거두면서 한국 장르영화의 작품적 수준에 대한 신뢰가 더욱 쌓여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쇼박스 안정원 해외사업팀 이사도 “캐릭터 중심으로 전개되는 탄탄한 스토리를 찾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대립군’과 ‘택시운전사’ 등이 그렇다.

‘대립군’은 임진왜란의 위기에 놓인 임시조정을 이끄는 세자 광해와 살아남기 위해 남의 군역을 대신 치르는 민초들의 이야기. ‘택시운전사’는 5·18 광주민중항쟁 당시 외신기자를 태우고 광주로 향하는 택시기사가 바라보는 현실의 아픔을 그린다. 한국적 이야기로만 보자면 해외 관객의 시선을 모으는 데 일정한 한계가 존재할 수도 있지만, 해외 세일즈에 나선 전문가들의 시선은 다르다. 손 대표와 안 이사는 “작품의 밑바탕에 깔린 보편성, 개성 강한 캐릭터가 이끌어가는 정서와 이야기가 소구할 수 있을 것으로 해외 바이어들은 보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덕분에 ‘악녀’는 이미 미국과 영국을 포함한 115개국에, ‘대립군’은 북미 지역을 비롯해 아시아권 등에 각각 선 판매됐다.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은 칸 필름마켓 이전에 85개국에 판권을 판매한 데 이어 이번 칸 필름마켓을 통해 그 지역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택시운전사’는 국내에서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칸 필름마켓에서 해외 바이어들을 대상으로 한 시사를 통해 호평을 얻고 있다. 그리고 이들의 꾸준한 구매 문의를 받고 있다.

칸(프랑스)|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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