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 박종훈. 스포츠동아DB
그러나 이런 노력과 별개로 기술적인 영역으로 들어가면 막연해지곤 한다. 한국에 박종훈과 같은 스타일의 잠수함투수가 흔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SK에는 없다고 볼 수 있다. 이러다보니 박종훈은 옆구리투수가 있는 팀과 대결하면 꼭 찾아가는 선배들이 있다. 삼성 우규민, 롯데 배장호 등이 박종훈의 궁금증을 풀어줄 수 있는 ‘과외 선생님’이다.
박종훈은 24일 “잠수함투수도 공을 놓는 릴리스 포인트가 다르면 가르쳐 줄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가령 KIA 임창용이 그렇다. 예전 임창용이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에 몸담았을 때, SK 일본 고치 캠프를 방문한 적이 있다. 이때 일부러 임창용의 빨래담당까지 해가며 한 수 배우려 했는데 릴리스 포인트가 다르다보니 근본적 한계에 직면했다.
박종훈을 두고 ‘한국의 와타나베 슈스케’라고 수식어를 달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 역시 공을 놓는 지점이 달라서 알고 보면 다른 유형의 투수다. SK 구단 차원에서도 박종훈을 돕기 위해 태평양 시절 전설의 언더핸드였던 박정현과 연결해준 적도 있었다.

전 태평양 잠수함 투수 박정현-SK 박종훈(오른쪽). 사진제공|SK 와이번스
이렇게 ‘스승’을 찾기 어렵다보니 박종훈의 눈은 자연스레 해외로 향한다. ‘머니볼’에도 등장했던 미국 메이저리그 투수 채드 브래드포드가 박종훈이 배우고 싶은 롤모델이다. 박종훈은 “비디오로 브래드포드의 투구를 연구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박종훈은 영어 공부에도 열중하고 있는데 SK 데이브 존 투수코치와 직접 소통을 하고 싶어서다. 박종훈은 “켈리와 대화하며 영어를 배우고 있는데 듣는 것은 어느 정도 알겠는데 입 밖으로 말이 안 나온다”고 한국인의 고충(?)을 고백했다.

채드 브래드포드.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사직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