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업계에 자체 개발 캐릭터와 인기 캐릭터를 활용한 ‘캐릭터 마케팅’이 한창이다. 캐릭터 특유의 친근함을 앞세워 고객에게 친숙하고 부담 없이 다가가기 위함이다. ‘위비’ 캐릭터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는 이광구 우리은행장. 사진제공 l 우리은행
NH농협·신한·KB국민은행 등도 동참
‘위비, 무민, 디즈니, 포켓몬….’
금융사 전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캐릭터다. 일명 ‘캐릭터 마케팅’으로, 크게 자체 개발 캐릭터와 인기 캐릭터를 활용한 경우로 나뉜다.
자체 개발 캐릭터 선두주자는 꿀벌을 형상화한 우리은행 ‘위비’로, 모바일 플래폼 ‘위비뱅크’를 통해 대중에 알려졌다. 지난 2015년 은행권 최초로 금융위원회에 캐릭터 저작권 라이선싱 업무를 신고했고, 지난해에는 캐릭터 전문회사 부즈와 라이선싱 대행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지난해 3600만원의 영업외 수익을 냈고, 향후 상품 판매 실적에 따라 추가 수익도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NH농협 ‘올원플렌즈’
NH농협은행도 비슷한 절차를 밟고 있다. 모바일 플랫폼 ‘올원뱅크’를 통해 기존 ‘올리’(아기공룡)·‘원이’(어미새)에 이어 ‘단지’(돼지)·‘달리’(강아지)·‘코리’(코끼리) 3종 캐릭터를 더해 ‘올원프렌즈’를 완성했다. 이들 캐릭터는 TV광고·카카오톡 이모티콘·캐릭터 인형에 활용되며 젊고 친숙한 이미지 형성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이밖에도 신한은행의 ‘신이’·‘한이’·‘써니’, KB국민은행의 ‘깨비’·‘별비’·‘리브와 친구들’, IBK기업은행의 ‘기은센’ 등 시중 은행 대부분이 자사 캐릭터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모습이다.
인기 캐릭터를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KEB하나은행이 대표적으로, 핀란드 국민 캐릭터인 하얀 하마 ‘무민’과 제휴를 맺고, 6월 말까지 ‘한정판 무민 코인뱅크 증정’ 이벤트를 실시한다. 또 포켓몬코리아와 맞손을 잡고, 29일 ‘포켓몬 어린이주택청약종합저축통장’을 출시한다. 어린이들의 저축에 대한 흥미를 고취시키고 올바른 경제관념의 형성에 도움을 주고자 함이라는 게 회사 측 소개다.
SC제일은행도 동참했다. 최근 ‘디즈니’와 ‘마블’ 캐릭터를 활용한 체크카드와 통장을 내놓은 것. ‘아이언맨’·‘캡틴 아메리카’·‘미녀와 야수’ 캐릭터를 활용했으며, 향후 5년 간 디즈니와 마블 콘텐츠를 활용한 다양한 상품을 선보인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내달에는 국내 2호 인터넷 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출범하는데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마케팅 전면에 내세울 것으로 예상돼 금융권 ‘캐릭터 마케팅’이 더욱 불붙을 전망이다.
이렇듯 금융사들이 ‘캐릭터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캐릭터 특유의 친근함을 앞세워 고객에게 친숙하고 부담없이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권은 그간 보수적인 이미지가 짙었기에 더욱 그렇다. 업계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핀테크 시대에 발맞춰 금융권의 마케팅 전략이 한층 더 젊어지고 있다”며 “‘캐릭터’를 활용한 이색 마케팅은 젊은 고객층을 겨냥해 생동감 있게 느껴짐과 동시에, 젊고 친숙한 이미지 형성에 안성맞춤”이라고 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