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설 뒤집은 지단…클래스 증명한 호날두

입력 2017-06-0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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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챔피언!’ 레알 마드리드가 4일(한국시간) 영국 카디프의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6∼2017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유벤투스를 4-1로 꺾고 통산 12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주장 세르히오 라모스가 우승컵 ‘빅 이어’를 높이 치켜든 가운데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이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챔스리그 2연패 합작 ‘환상의 하모니’

지단, 최고의 선수서 최고의 감독 자리 올라
호날두, 결승전 2골…사상 첫 득점왕 5연패


지네딘 지단(45·프랑스)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2·포르투갈), 지구에서 가장 위대한 축구영웅들이 환상의 하모니로 최고의 결실을 맺었다. 지단 감독이 이끄는 레알 마드리드(스페인)가 4일(한국시간) 영국 웨일스 카디프의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2017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2골을 몰아친 호날두의 활약을 앞세워 유벤투스(이탈리아)를 4-1로 물리치고 통산 12번째 우승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에 이은 2연패는 챔피언스리그가 현행 체제로 개편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레알 마드리드 지단 감독.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지단, 최고의 선수에서 최고의 지도자로!

프랑스 보르도에서 뛰던 지단은 1996년 유벤투스 유니폼을 입었다. 이유는 단 하나, 유럽 정복이었다. 그러나 정상 문턱에서 번번이 좌절했다. 입단 첫 시즌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에 무너졌고, 이듬해 레알 마드리드에 패했다. 그의 타는 갈증을 풀어준 곳은 레알 마드리드였다. 2001년 ‘지구방위대’로 향한 그는 입단 첫 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바이엘 레버쿠젠(독일)을 상대로 결승포를 작렬하며 감격을 누렸다.

지도자 경력의 출발도 레알 마드리드에서였다. 2013년부터 1군 수석코치를 거쳐 이듬해 카스티야(2군) 감독에 오른 지단은 지난해 1월 클럽 수뇌부의 긴급 호출을 받았다.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현 뉴캐슬)의 후임으로 지단이 지휘봉을 잡자, 레알 마드리드는 거짓말처럼 상승세를 타면서 ‘빅 이어(챔피언스리그 우승컵 애칭)’까지 품었다. ‘감독 2년차’ 시즌은 훨씬 화려했다. 지난해 12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을 제패한 뒤 ‘영원한 맞수’ FC바르셀로나에 악몽을 안기며 프리메라리가 정상에 오른 데 이어 유벤투스를 따돌리고 챔피언스리그 2연패마저 달성했다.

‘최고의 선수는 최고의 감독이 될 수 없다’는 축구계의 오랜 아이러니를 지단은 성적으로 깼다. 친정팀을 꺾고 정상에 오른 순간, 그는 “이제야 ‘레알 마드리드의 집안사람’임을 느낀다. 춤을 추는 기분이다. 영웅은 내가 아니라 역사를 창조한 팀”이라며 겸손해했다.

레알 마드리드 호날두.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호날두, 골로 존재가치 증명한 최고 골잡이!

0-0으로 팽팽히 맞선 전반 20분 선제골을 뽑은 호날두는 2-1로 쫓긴 후반 19분 쐐기골까지 터트렸다. 이 대회 시즌 12호 골이자, 통산 105호 골까지 거침이 없었다. 대회 4강까지 리오넬 메시(11골·FC바르셀로나)에 뒤져 득점 2위였던 호날두는 득점왕과 팀 우승을 한꺼번에 맛봤다. 호날두는 또 2012∼2013시즌부터 챔피언스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득점왕 5연패를 달성했다. 메시가 2008∼2009시즌부터 4시즌 연속 득점왕에 올랐으나, ‘호날두 시대 시즌2’에 밀리게 됐다. 호날두는 이 대회 통산 득점에서도 메시(98골)와 격차를 더욱 벌렸다.

이날 결승전 최우수선수(MOM·Man Of the Match)로 호날두의 이름이 호명된 것은 당연지사. 호날두는 또 2017년을 가장 화려하게 빛낸 축구선수로 등극할 전망이다. 발롱도르, FIFA 어워즈 올해의 선수 등 각종 시상식의 1순위 초청 후보다. 호날두는 “커리어 최고의 순간이다. 기록(숫자)이 말해준다. 더 이상 비난할 수 없을 것”이라며 특유의 자신감을 드러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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