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최다이닝·최다승으로 돌아보는 ‘에이스 니퍼트’

입력 2017-06-0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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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니퍼트. 스포츠동아DB

외국인선수 제도 도입 20년을 맞는 올 시즌 KBO리그에서 과연 새 역사가 작성될 수 있을까. 두산 더스틴 니퍼트(36)가 종전 외국인투수 최다기록을 향해 진군을 이어나가고 있다. 어느덧 통산 4자릿수 이닝을 돌파한데 이어 최다승 기록과의 간극도 좁혔다.


● 7시즌 통산 1006.2이닝 그리고 87승

2011년 한국 무대에 데뷔한 니퍼트는 올해로 7년차를 맞이한다. 그간의 세월이 말해주듯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빼어난 활약을 펼쳐 이제는 팀에 없어서는 안 될 기둥으로 자리를 잡았다. 특히 2015년 포스트시즌에서 완벽한 존재감을 뽐낸데 이어 지난해에도 정규리그 22승의 활약으로 팀의 한국시리즈 2연패를 견인한 자타공인 최고의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연차가 쌓이면서 출중한 기록 역시 함께 축적됐다. 2일 고척 넥센전은 니퍼트의 발자취에 길이 남을 날이었다. 이날 7이닝 3안타 2실점 승리투로 KBO리그 통산 1000이닝을 돌파한 것이다. 한국 데뷔 7년 만에 이룬 쾌거. 이는 외국인선수 20년 역사를 통틀어도 의미가 있다. 1998년 이후 무수한 외국인투수들이 KBO리그를 다녀갔지만, 1000이닝을 넘긴 투수는 니퍼트와 다니엘 리오스(은퇴), 단 둘뿐이다. 니퍼트의 두산 선배격이기도 한 리오스는 2002년부터 6년간 활약하며 통산 1242이닝을 기록했다. 4시즌(2004~2007년) 연속 200이닝을 돌파할 정도로 이닝이터 기질이 강했다. 2007년 리오스가 한국을 떠난 이후 정확히 10년 만에 니퍼트는 선배의 기록에 다가가게 됐다.


중요한 기록은 이닝뿐만이 아니다. 니퍼트는 올 시즌 벌써 7승을 챙겨 통산 승수를 87개로 늘렸다. 데뷔 시즌 15승을 시작으로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챙겼고, 2015년 부상이 겹치며 6승으로 주춤한 뒤 지난해 22승을 올려 다시 승수쌓기에 속도를 냈다. 리오스가 갖고 있는 외국인 최다승(90승)에 남은 거리는 이제 세 걸음이다. 큰 부상이 없다면 90승 돌파는 시간문제다.

후순위 그룹과의 격차도 현저하다. 통산 최다이닝 3위의 헨리 소사(LG)는 현재 896.1이닝으로 니퍼트와 110.1이닝이 차이가 나고, 최다승에서도 니퍼트는 3위 앤디 밴 헤켄(넥센·67승)을 20승 가까이 앞지르고 있다. 당분간 외국인 현역투수 가운데 니퍼트의 벽을 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2일 승리 이후 “1000이닝 기록은 전혀 알지 못했다. 오늘도 그저 최대한 긴 이닝을 소화해 팀이 이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했다”는 니퍼트의 무의식 아닌 무의식 속에서 새로운 역사가 쓰이고 있다.

두산 니퍼트. 스포츠동아DB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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