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또 타임루프? 김명민-변요한, 지옥 같은 ‘하루’는 다를까

입력 2017-06-07 16: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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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거나, 돌아가거나.

‘시간’은 영화와 드라마가 사랑하는 ‘스테디셀러’ 소재임이 틀림없다. 영화 ‘이프 온리’ ‘어바웃 타임’ 드라마 ‘나인’ 등 각기 다른 작품이지만 모두 ‘시간’이라는 변수를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낸 작품들이다. 올해에만 연초 방송된 드라마 ‘내일 그대와’와 현재 개봉해 상영 중인 영화 ‘7번째 내가 죽던 날’에 이어 영화 ‘하루’가 관객들을 만날 채비 중이다.

‘하루’의 주역들은 개봉에 앞서 7일 오후 서울 성동구 행당동 CGV 왕십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취재진을 만났다. 조선호 감독은 “‘시간의 반복’은 식상할 수도 있지만 그만큼 매력적인 소재”라고 설명했다. 조 감독은 “대부분 장르적으로 사건을 풀어나가거나 드라마로 풀어내는 작품이 대부분이었다”면서 “나는 끝내고 싶지만 끝나지 않고, 끝내고 싶지 않은데 사랑하는 사람이 계속 죽는 상황에서 힘들어하는 사람과 누군가를 죽여야 하는 괴로운 사람의 이야기를 동시에 풀어내보고 싶었다”고 연출 계기를 밝혔다.

‘하루’는 매일 눈을 뜨면 딸이 사고를 당하기 2시간 전을 반복하는 남자가 어떻게 해도 바뀌지 않는 시간에 갇힌 또 다른 남자를 만나 그 하루에 얽힌 비밀을 추적해 나가는 미스터리 스릴러.


김명민은 “과거로 돌아가면 이 영화를 안 했을 것이다. 그러나 안하겠다고 하기엔 너무 늦어서 출연했다”고 솔직하게 고백하면서 “정말 힘들 것 같아서 자신이 없었다. 타임 루프 소재에 내가 들어가서 연기해야 하지 않나. 분명 순서대로 작업하지 않고 장소별로 몰아서 촬영할 텐데 어떻게 연기해야 지루하거나 식상하지 않게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이 컸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전의 다른 작품들보다도 좀 더 계산을 많이 하고 연기해야했다. 그런데 크랭크인부터 감독님이 말도 안 되는 스케줄을 잡아놨더라. 크랭크업을 향해 달려가는 듯한 스케줄을 잡아서 많이 당황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하다 보니 제대로 하고 싶다는 욕심도 생겼다”고 말했다.

김명민은 촬영 현장을 돌아보면서 “같은 장소에서 며칠째 계속 반복해 촬영하니까 심신이 많이 지쳤다. 보는 분들이 힘든 만큼 촬영 현장에서 배우들과 제작진도 지옥 같은 하루하루를 보냈다. 매일 반복되는 하루에 조금씩 미묘하게 다른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부분이 힘들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조 감독은 “자칫 관객들이 지루해 할까봐 나름 변화를 줬는데 관객이 알아차리지 못할 수도 있기에 많이 고민되더라. 인물이 다른 선택했을 때 변화하는 지점을 잘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세 배우가 실패 후 느끼는 감정이 매일 다르기 때문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강조했다.

하루가 반복되는 설정이다 보니 극 중 인물들도 대부분 단벌 촬영을 진행했다. 이와 관련해 김명민은 “의상팀이 할 게 없어서 힘들었을 것”이라며 “처음에는 한 벌로 촬영해서 편했는데 같은 옷을 입고 같은 장소에서 촬영하니까 너무 식상하더라. 유재명은 ‘피칠갑’을 했고 변요한은 피를 흘리고 있었다. 서로가 서로를 식상해하는 현장이었다. ‘이 지옥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변요한은 “극 중 단벌이지만 실제로는 단벌이 아니었다. 피를 흘린 후 다시 하루가 반복되면 같은 의상을 새 옷으로 바꿔 입고 촬영했다. 다려진 새 옷을 입으니 기분이 좋더라”면서 웃었다.

유재명은 “설정상 피 분장을 많이 했는데 특유의 끈적함과 냄새가 사람을 힘들게 하더라”면서도 “나중에는 피 분장이 몸의 일부처럼 자연스러웠다. 이제는 다른 현장에서 피 분장을 해도 전혀 불쾌하지 않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에 김명민은 “유재명이 매번 현장에서 온몸에 피 분장을 바르고 있다 보니 평상시의 모습을 보는 게 부자연스러웠다. 촬영하는 동안 누구도 유재명 근처에 가지 않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신혜선은 “분량은 짧지만 나는 두 벌을 입었다. 모두 감독님이 세심하게 고른 의상들이다. 나는 택시 뒤에서 죽어있는 상태가 반복됐는데 머리로 얼굴이 가려진 모습이라 화장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아서 편했다”고 전했다.

배우들도 ‘지옥’이라고 표현했을 만큼 처절하고 치열한 ‘하루’는 6월 15일 개봉 예정이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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