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최다투구수’ 김동호, 김한수 감독이 고마움 표한 이유

입력 2017-06-30 19: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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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김동호.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악몽 같은 광주 3연전을 마치고 인천 원정을 온 삼성의 덕아웃 공기는 차가웠다. 올 시즌 광주 원정 전패(6연패), 21점차 대패 등 여러 뼈아픈 기록이 선수단을 짓누르는 모습이 역력했다. 6월 들어 모처럼 맞이한 반등 분위기에 찬물이 끼얹어진 상태였다.

경기 시작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훈련을 시작한 선수단은 분위기 전환을 위해 목청을 높였다. 잊을 건 빨리 잊고, 다가오는 경기를 이전보다 더 철저히 준비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이 분위기에 동참 할 수 없는 선수들이 있었다. 바로 30일 날짜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투수 김동호(32)와 포수 권정웅(25)이었다.

둘은 광주 원정을 마친 뒤 곧바로 경산(삼성 2군 구장)으로 향했다. 모두 휴식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29일 KIA전서 통한의 눈물을 흘렸던 권정웅은 분위기 쇄신 차 퓨처스행을 통보받았다. 신예 나원탁(23)이 빈자리를 메웠다. 김동호는 최근 들어 급격히 늘어난 투구수로 인해 휴식이 필요했다.

김동호는 29일 광주 KIA전에서 팀 세 번째 투수로 구원등판했다. 삼성은 이날 선발투수 재크 페트릭(28)이 2이닝 14실점의 최악투로 조기강판 돼 일찌감치 불펜을 가동해야 했다. 김동호는 4회부터 마운드에 올라 8회말 1아웃까지 KIA의 맹공을 받아냈다. 물오른 KIA 타선에 5안타를 허용하며 5실점했으나 홀로 4.1이닝을 막았다. 투구수는 81개. 프로 데뷔 후 가장 많은 공을 던진 날이었다. 삼성은 김동호의 투혼 덕분에 최악의 패배 속에서도 위안거리를 찾을 수 있었다. 불펜진의 체력소모를 최소화하며 주말 3연전을 맞이할 수 있게 된 것이었다.

삼성 김한수 감독은 30일 인천 SK전을 앞두고 “김동호에게 휴식을 줬다. 몸에 큰 이상이 없다면 10일 후 곧바로 다시 1군에 올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따로 불러서 고맙다는 얘기를 했다. 힘든 상황에서 김동호가 어려운 역할을 맡아줬다”고 덧붙였다. 삼성은 KIA와 3연전서 필승조 대부분이 휴식을 취했다. 최충연(20)이 29일 경기서 0.2이닝을 던진 것이 필승조 등판의 전부였다. 김동호는 3연전서 2경기에 출전해 5.1이닝을 홀로 책임졌다.

인천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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