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겸장 포수’ 넥센 박동원, 다시 찾은 장타 본능

입력 2017-07-05 22: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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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 2회말 2사 1루에서 넥센 박동원이 한화 선발 배영수를 상대로 좌월 동점 투런 홈런을 쏘아올리고 있다. 고척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강한 어깨와 안정된 리드가 포수의 덕목이라면, 넥센 박동원(27)은 ‘좋은 포수’라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강한 어깨와 빠른 송구 동작은 박동원의 트레이드마크. 간간이 나오는 1루 견제도 상대 주자의 간담을 서늘케 한다. 여기에 장타력까지 갖췄다. 2015~2016년 2시즌 연속 14개의 홈런을 때려낸 것이 이를 증명한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그의 입지가 지난해와 견줘 좁아졌다. 5일 고척 한화전까지 팀 내 가장 많은 59경기에 나섰지만, 김재현(46경기)과 주효상(22경기)의 출장기회가 늘어나면서 벤치를 지키는 일도 잦았다. 시즌 초인 4월19일에는 극심한 부진 탓에 2군에 다녀오기도 했다. 이날 전까지 박동원의 타격 성적은 58경기 타율 0.246(138타수34안타), 3홈런, 16타점. 2루타도 4개뿐이었다. 기대했던 일발장타가 나오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타격에서 기대치도 점점 낮아졌다. 타석에서 자신감도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9번타자 포수로 선발출장해 2안타(4타수)를 모두 홈런으로 장식하며 4타점을 쓸어담았다. ‘쉬어가는 타순’이라는 이미지를 단번에 지웠다. 0-2로 뒤진 3회 2사 1루에서 동점 2점홈런(4호)으로 균형을 맞췄고, 8-7로 역전에 성공한 7회 2사 2루에선 송창식의 3구째 슬라이더(시속 123㎞)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겨버렸다. 특히 2번째 홈런은 팀 승리에 쐐기를 박은 한방이라 의미가 컸다. 이날 기록한 2개의 홈런 모두 2아웃에서 나온 점도 주목할 만했다. 팀의 12-7 승리를 이끈 값진 2방. KBO리그 데뷔 후 자신의 첫 멀티홈런으로 장타 본능을 회복한 것이다.

포수의 역할에도 충실했다. 6회초까지 2-7로 끌려가며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투수들을 독려했다. 6-7로 끌려가던 7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김세현(2이닝)~오주원(1이닝)의 무실점을 이끌어내며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김세현은 올 시즌 19경기 만에 값진 첫 승을 따내며 전환점을 마련했다.

고척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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