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경기도 있습니까? KIA 17득점-SK 18득점 7.5대첩

입력 2017-07-05 23: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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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SK 8회말 2사 만루에서 2번타자 나주환의 우중간으로 싹쓸이 만루타로 역전을 시키자 덕아웃의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그야말로 ‘7.5대첩’이라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팀타율 1위 KIA와 팀홈런 1위 SK가 만난 5일 인천SK드림파크는 양 팀의 타격쇼로 그야말로 불바다가 됐다. 이런 경기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갖가지 기록들이 쏟아졌고, 거짓말 같은 역전과 재역전이 거듭됐다. 양팀 합계 홈런 10방에 총 35점이 폭발했다. 보고도 믿기지 않는 역사에 길이 남을 혈전이었다.


● 홈런포로 기선제압한 SK

초반만 해도 SK가 손쉽게 승리하는 분위기였다. 1회말 2사 2루서 4번타자 정의윤의 좌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은 뒤 5번타자 한동민의 좌중월 2점홈런(시즌 24호)과 6번타자 김동엽의 솔로홈런(백투백홈런)이 이어지면서 4점을 앞서나갔다. 이어 3회말 7번타자 제이미 로맥의 2점홈런(시즌 14호)을 포함해 4점을 추가하며 8-0으로 달아났다. 그리고 8-1로 앞선 4회말 한동민의 2점홈런(시즌 25호)을 포함해 다시 4점을 쓸어 담아 단숨에 12-1로 도망갔다. 이때만 해도 당연히 SK의 낙승 분위기였다.

5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SK 1회말 2사 1루에서 5번타자 한동민이 KIA 팻딘의 4구째를 통타 좌중월 투런홈런을 날리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KIA의 5회 대반격! 11연속타자안타-12연속타자득점 신기록

그러나 전날까지 최근 7연속경기 두 자릿수 득점 신기록 행진을 벌인 KIA 타선은 역시 무서웠다. 5회초에만 무려 12점을 뽑아내는 집중력으로 단숨에 13-12로 거짓말 같은 역전에 성공했다.

시작은 3번타자 로저 버나디나의 볼넷에서 비롯됐다. 이어 4번타자 최형우가 좌중간 2점홈런(시즌 20호)을 때려냈다. 최형우는 역대 6번째 5년 연속 20홈런을 돌파하며 KBO리그 역대 타이인 11연속경기타점을 작성했다. 그리고 5번타자 안치홍 좌전안타, 6번타자 나지완 중전안타, 7번타자 이범호의 좌월 3점홈런(시즌 8호)이 이어졌다. 스코어는 6-12로 좁혀졌고, 이범호는 역대 14번째 개인통산 1000타점을 돌파(1001타점)했다. 이때만 해도 ‘설마’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SK는 아무래도 찜찜했는지, 선발투수 스캇 다이아몬드 대신 채병용을 등판시켰다. 하지만 한번 타오른 KIA 불방망이를 잠재우는 건 불가능했다. 8번타자 김지성의 대타로 나선 신종길이 좌월 2루타를 쳤고, 9번타자 포수 한승택 대타로 나선 최원준이 좌중간 2루타로 신종길을 불러들였다. 채병용의 폭투로 무사 3루. 1번타자 이명기는 여기서 우월 2점홈런(시즌 4호)이 터뜨렸다.

스코어가 9-12로 좁혀졌다. SK는 놀란 나머지 채병용을 내리고 문광은을 올렸다. 그러나 2번타자 김주찬이 또 중전안타를 치고 나갔다. 8연속타자 안타. KBO리그 역대 최다연속타자안타 타이기록(역대 13호)이었다. 타자일순 후 버나디나가 타석에 들어섰다. 그리고는 중월 2점홈런(시즌 14호)을 때려냈다. 스코어는 11-12로 1점차, 9연속타자안타 KBO리그 신기록이 작성되는 순간이었다.

이어 최형우의 2루수 쪽 내야안타, 안치홍이 좌전안타로 신기록을 11타자로 늘렸다. 무사 2·3루서 나지완이 유격수땅볼로 물러나면서 마침내 5회초 첫 아웃카운트가 새겨졌다. 그리고 기나긴 연속타자안타 행진이 멈추게 됐다.

그러나 나지완의 땅볼 때 3루주자 최형우가 득점에 성공하며 KIA는 12-12 동점을 이뤘고, 계속된 1사 3루서 투수 폭투로 3루주자 안치홍이 득점하면서 13-12 역전에 성공했다. 12연속타자 출루와 득점 역시 KBO리그 역대 신기록. 5회 11안타는 역대 1이닝 최다안타 타이기록이기도 했다. 그리고 KIA는 8연속경기 두 자릿수 득점 신기록 행진을 이어갔다.

5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 5회초 무사 1,2루에서 7번타자 이범호가 좌월 스리런홈런을 날리고 홈인하며 나지완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SK의 믿기지 않는 재역전 드라마

KIA가 7회와 8회 1점씩을 추가하면서 15-12로 앞서나갈 때만 해도 승부는 이대로 KIA 흐름으로 끝나는 듯했다. 그러나 SK의 방망이 역시 무서웠다. 8회말 무려 6점을 뽑아내 18-15로 재역전에 성공했다. 이재원의 2타점 2루타로 14-15로 따라붙더니 계속된 2사 만루서 나주환이 바뀐 투수 임창용을 상대로 3타점짜리 우중간 3루타로 17-15로 승부를 뒤집어 버렸다. 이어 투수 폭투로 나주환까지 득점하며 SK는 18-15으로 달아났다.

KIA는 마지막 9회초까지 승부를 포기하지 않았다. 1사 1루서 나지완이 SK 마무리투수 박희수를 상대로 2점홈런(시즌 13호)을 때리면서 17-18, 1점차로 따라붙었다. 그러나 박희수가 이범호를 2루수 땅볼, 김민식 대타 서동욱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기나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올 시즌 1경기 최다득점(35)과 최다안타(38) 신기록이 작성된 이날, KIA는 홈런 6방을 포함해 21안타 17점을 뽑고도 뼈아픈 패배를 받아들였다. 17득점 패배는 역대 최다득점 패배 타이기록(넥센 2009년 5월15일 목동 LG전 17-22 패)이다.

5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SK 8회말 2사 만루에서 2번타자 나주환이 우중간으로 싹쓸이 만루타를 터뜨리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인천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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