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국가대표팀 신태용 감독이 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2018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을 향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신 감독은 이란, 우즈베키스탄과의 남은 아시아 최종예선 2경기에서 무실점 승리를 다짐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이란·우즈벡에 무실점 승리 위해 총력전
공격축구 색깔 지우고 안정적 경기운영
리그 불문 최고 경기력 가진 선수 선발
내 축구에 맞다면 K리거로 다 뽑을수도
축구국가대표팀 신태용(47) 감독이 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했다. 통산 10회이자, 9회 연속인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큰 짐이 지워졌지만, 강한 사명감과 의욕을 보였다. 한국은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에서 4승1무3패, 승점 13으로 2위에 올라있다. 3위 우즈베키스탄(4승4패·승점 12)에 바짝 쫓기고 있어 본선 직행 티켓이 주어지는 조 2위 수성에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남은 2경기(8월 31일 이란전·9월 5일 우즈벡전)에서 1승1무 이상을 거두면 자력으로 본선에 오를 수 있으나, 한 번이라도 패하면 본선 직행은 위태로워진다. 결코 쉽지 않은 여건에서 호락호락하지 않은 중책을 맡은 신 감독의 최종예선 통과 전략을 취임 기자회견에서 엿볼 수 있었다.
축구대표팀 신태용 감독.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무실점 축구’로 승리 잡는다!
신 감독은 과거 성남일화(현 성남FC) 사령탑 시절부터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대표팀, 올해 20세 이하(U-20) 월드컵 대표팀 감독직을 수행하는 동안 화끈한 공격축구를 추구했다. 공격축구는 팬들에게 보는 재미를 선사하지만, 호성적을 보장하진 못한다. 신 감독도 연령별 대표팀 사령탑으로 나선 2번의 대회에서 모두 목표 달성 직전 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수비에서 드러난 한계 탓이었다.
이번 최종예선 마지막 2경기에서 A대표팀을 지휘하는 신 감독은 특유의 공격축구를 버리고 결과를 중시하는 ‘실리축구’를 택했다. 그는 “지금은 월드컵 본선에 대해선 생각하지 않는다. 오로지 2경기(이란·우즈벡전)만 생각하고 있다”며 “‘신태용 축구’가 어떤 스타일인지 많은 분들이 안다. 그러나 이번에는 조심스럽게 돌다리도 두들겨가듯이 안정적으로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2경기에서 무실점을 해야 한다. 단 1골이라도 넣고 이기는 축구를 펼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대한 안정적으로 가면서 이길 수 있는 부분을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축구대표팀 신태용 감독.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소속팀에서 부진? 필요하면 뽑는다!
울리 슈틸리케(63·독일) 전 감독은 2014년 9월 취임 직후 “소속팀에서 주축으로 뛰는 선수만 뽑겠다”는 원칙을 공표했다. 한동안 이 원칙을 고수하다 뒤늦게 뒤집어 부메랑을 맞기도 했다. 신 감독의 선수 선발 원칙은 슈틸리케 감독과 다르다. 그는 “슈틸리케 감독님은 소속팀 경기에서 뛰는 선수를 우선으로 뽑았지만 나는 아니다. ‘신태용 축구에 맞다’고 판단되면 소속팀에서 뛰지 못하는 선수도 뽑을 것이다. 선수가 당장 뛸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고 하면 소집기간 동안 몸을 만들어서라도 이길 수 있는 축구를 하도록 준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K리거 활용에 대해서도 전향적인 자세를 보였다. 신 감독은 “해외파라고 무조건 뽑는다는 생각은 없다. K리그 수준이 결코 낮지 않다. 그 상황에서 최고의 기량과 경기력을 낼 수 있고, 내 축구에 필요한 선수라면 전부 K리그에서 선수를 선발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또 “K리그, J리그(일본), 중국, 중동 등 어디에서 뛰느냐는 상관없다. 이길 수 있고, 최고의 경기력을 낼 수 있는 선수들로 선발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