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기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사진 위)를 리메이크한 일본판이 엉터리 한글 표현으로 실망감을 안겼다는 지적이다. 스포츠동아DB·사진출처|일본 TBS 방송화면 캡처
이수혁 더빙 대신 한국어 대사 눈길
일본판 ‘미안하다, 사랑한다’가 공개 후 국내 시청자의 아쉬움을 사고 있다.
2004년 소지섭과 임수정이 주연해 높은 인기를 끌었던 ‘미안하다, 사랑한다’는 일본 지상파 채널 TBS가 동명의 제목으로 리메이크해 9일 첫 방송했다. 하지만 극중 표현된 한국의 이미지가 기대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이어서 실망감을 안겨준다.
앞서 공개된 예고편은 서울역 고가도로를 보행로로 리모델링한 ‘서울로 7017’과 서울 이태원과 동대문시장, 인천 청라 장면 등이 담겨 있어 본 방송에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이태원과 동대문의 누추한 뒷골목만 집중 촬영해 한국 도시의 매력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설정에서도 한국인이 일본 여성을 인신매매하려고 하는 등 자극적으로 그려졌다.
특히 한국어를 파괴한 연출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극중 간판 글씨 ‘삼겹살’을 일본인 발음 그대로 ‘삼교프살’이라고 컴퓨터그래픽으로 편집하는가 하면, 한국에서는 쓰지 않는 일본 음식 표기를 적어놓았다.
한국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연기자를 한국인으로 등장시켜 원작의 재미를 떨어뜨리기도 했다. 국내 방영 당시 극중 소지섭이 호주에서 생활하는 장면에서는 실제 영어를 구사하는 현지인이 등장해 몰입도를 높였지만 어눌한 한국말은 헛웃음을 자아내게까지 했다.
대신 이수혁의 연기는 일본어 더빙으로 처리한다고 알려진 것과 달리 한국어 대사로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악역으로 한 마디 대사 없이 출연한 연기자 김정균은 주인공의 머리에 총상을 입히는 인물로 깜짝 등장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