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들의 난제 “젊은 선발 키우려면?”

입력 2017-07-1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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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박세웅-SK 박종훈-KIA 임기영-넥센 최원태-LG 임찬규-kt 고영표(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젊은 선발 키우기’는 감독들의 어려운 숙제다. 비단 팀을 위해서가 아니다. 한국프로야구 전체를 봤을 때도 젊은 선발들의 약진이 필요하다. 이미 국가대표팀에서 장원준(두산), 차우찬(LG), 양현종(KIA) 등 기존 선발진을 제외하고 새로운 얼굴이 사라진 지 오래다. 특히 우완토종선발의 부재는 몇 년 전부터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다행히 올 시즌 전반기 롯데 박세웅, SK 박종훈, KIA 임기영, 넥센 최원태, LG 임찬규, kt 고영표 등 젊은 선발진의 선전이 돋보였다. 박세웅은 국가대표 우완투수로 손색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감독들도 젊은 선발들을 키우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LG 양상문 감독은 임찬규를 꾸준히 선발로테이션에 넣으면서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임찬규는 기대에 부응하듯 10일까지 14경기에 등판해 4승4패, 방어율 2.96을 기록했다. 데이비드 허프가 시즌 초반 공석일 때 4선발 자리를 굳건히 하면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그러나 첫 풀타임 선발이기 때문에 위기가 찾아왔다. 4~5월에는 8경기에서 4승2패, 방어율 1.36으로 빼어난 성적을 거뒀지만 6월 한 달간 5경기에서 승 없이 1패, 방어율 6.16으로 흔들렸다. 7월에도 1경기에서 1패, 방어율 5.79로 회복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양 감독도 임찬규의 체력문제를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임)찬규는 로테이션을 계속 돌아야하는 선수”라며 “생각과 달리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겠지만 전반기까지 로테이션을 끝까지 소화해야 후반기부터 적응할 수 있다. 등판 간격, 투구수는 조절해주겠지만 로테이션에서 빼는 것은 좋지 않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사이드암 고영표를 선발로 만들고 있는 kt 김진욱 감독도 양 감독의 의견에 동의했다. 김 감독은 “(고)영표를 비롯해 첫 풀타임 선발을 경험하는 투수들은 ‘과정’을 잘 만들어 가야한다”며 “선발은 대개 1회 10% 힘을 쓰고 2회 들어가기 전 휴식을 취하면서 6%를 회복한다. 2회부터 96%의 힘에서 다시 투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4~5회 넘어가면 회복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투구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단순히 투구수에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김 감독은 “기존 선발들은 이닝이 지나면 어떤 상태로 공을 던져야하는지 알기 때문에 스스로 조절하게 되는데 처음 선발을 경험하는 투수들은 ‘이닝체력’이 약하다”며 “(고)영표가 4~5월 좋다가 6월 급격히 하락세를 보인 것도 이닝체력 소모가 컸다고 본다. 그래도 선발로테이션에서는 빼지 않을 생각이다. 등판간격을 조절하되 계속해서 등판해야 선발로 자리 잡게 된다”고 말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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