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 그가 남긴 느낌표와 물음표

입력 2017-07-13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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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효리가 4년 만에 발표한 6집 활동을 마무리했다. 음악적 성장을 알리는 한편 예능프로그램에서의 활약으로 변치 않은 이름값을 증명했다. 사진은 4일 가진 앨범 발매 기자회견 모습. 김진환 기자 kwanshin00@donga.com

출연 프로마다 최고시청률 ‘역시 이효리’
소탈한 모습·톱스타 애환 토로 큰 공감
싱어송라이터 도전 ‘6집’은 호불호 갈려

가수 이효리가 컴백에 앞서 예고한 “일주일 활동”을 끝내고 제주로 돌아갔다.

4년 만에 펼친 이효리의 활동 성과를 두고 혹자는 “예전만 못하다”고 말하고, 또 다른 이는 “이효리라서 가능하다”고 평가한다. 4년이라는 긴 공백에 비하면 활동 기간이 너무 짧아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그가 곳곳에 남긴 성과를 그 짧은 시간으로만 평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어찌됐건, 이효리는 이름 석 자만으로 여전히 뜨거운 존재이기 때문이다.


● ‘방송인’ 이효리…“예능계 블루칩”

다시 한 번 “역시 이효리”라는 말을 입증했다. MBC ‘무한도전’ ‘라디오스타’, KBS 2TV ‘해피투게더3’, JTBC ‘효리네 민박’ 등 프로그램마다 자체 최고 시청률을 새로 쓰며 동 시간대 1위에 올려놓은, 명실상부한 ‘예능계 블루칩’ ‘시청률 제조기’ 명성을 굳건히 지켰다.

한결같이 이효리의 소탈하면서도 솔직담백한 입담이 빛을 발한 덕분이다. 결혼 후 운둔에 가까울 정도로 ‘신비주의’를 고수한 제주도 생활을 적나라하게(?) 모두 공개하고, 데뷔 이후 20년간 정상의 자리를 지키며 겪은 애환 등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면서 대중의 공감을 얻었다.

무엇보다 “나 잘났다”는 식의 자랑이 아니라 “어렸을 때부터 돈 버는 것 말고 할 줄 아는 게 없었고, 친구도 없었다”는 고백이 연민처럼 전해져 스스럼없이 빠져 들게 만들었다는 평가다. 그러면서 제주도에서 일하지 않고, 풍요롭게 사는 것을 부러워하는 대중에게는 “돈 안 벌고 편안하게 살면 가능하다”며 “자괴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과거와 달라진 모습도 호기심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 트렌드 세터로서 화려함의 대명사였던 과거의 모습은 오간 데 없고, 주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평범함 그 자체로 다가왔다. 예쁘고 멋있게 꾸미려 하지 않고 세월의 변화에서 오는 흔적을 그대로 드러냈다.

‘가수’ 이효리…“새로운 시도 만족”

호불호가 갈렸고, 호평과 혹평이 공존했다.

음원 성적과 방송사 음악프로그램 순위로 평가되는 현 가요계에서 6집 음반 ‘블랙’의 성적은 사실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 타이틀곡 ‘블랙’과 선공개한 ‘서울’은 모두 주요 음원차트 5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물론 온라인 음악차트는 10∼20대 이용자가 많아 굳이 이효리의 음악을 찾아 듣지 않으면 듣기 어려울 정도로 접근성이 떨어진다. 하지만 대중적인 공감대가 낮았다는 사실은 피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효리가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블랙’에 담은 10곡 가운데 9곡을 작사, 작곡했고 공동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리며 ‘싱어송라이터’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텐 미니츠’ ‘유고 걸’ 같은 대중적 히트곡을 남기지는 못했지만, 하나의 모습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걸그룹 멤버로 데뷔한 댄스가수의 한계를 벗어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많은 팬들이 지적하는 가창력과 가사 전달력 만큼은 아쉬움이 남는다고 평자들은 말한다. “엄청난 가창력을 가진 것도 아니라서 담담하게 마음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자 했던” 그의 바람은 아직은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인 것으로 보인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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