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 미션 ‘냉정하게’…승리의 열쇠는 ‘다양한 공격루트’

입력 2017-08-2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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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간의 귀중한 훈련 기간 다치면 모든 것이 끝이다. 대표팀이 8월 21일 파주NFC에서 시작된 소집훈련 첫날 대한축구협회 의무 팀이 마련한 11가지 부상방지 프로그램으로 몸을 풀고 있다. 파주 ㅣ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열흘간의 귀중한 훈련 기간 다치면 모든 것이 끝이다. 대표팀이 8월 21일 파주NFC에서 시작된 소집훈련 첫날 대한축구협회 의무 팀이 마련한 11가지 부상방지 프로그램으로 몸을 풀고 있다. 파주 ㅣ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키워드로 본 신태용호 훈련 캠프

4연패한 이란전, 차분하게 이기는데 주력
실력으로 뽑은 신·구 멤버들 팀 워크 중요
최전방 3총사 이동국·김신욱·황희찬 든든
구자철·손흥민·권창훈 공격 2선 적극 활용


2018러시아월드컵으로 향할 한국축구의 마지막 여정이 시작됐다.

신태용(47)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이 8월 21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첫 훈련을 시작했다. 태극전사 26명 전부가 모이진 못했다. 정규리그 일정이 미뤄진 K리그 소속 11명과 대표팀 조기소집에 돌입한 중국 슈퍼리그 소속 4명이 알 두하일SC(카타르) 남태희와 먼저 손발을 맞췄다. 일본 J리그와 유럽 리거들은 국제축구연맹(FIFA) 국가대표 소집규정에 따라 28일부터 합류한다.

신 감독은 첫날 훈련에 앞선 공식 인터뷰에서 “K리그의 희생으로 대표팀이 소중한 시간을 벌었다. 전원이 모이진 않았으나 먼저 소집된 선수들만큼이라도 호흡을 맞추고 조직력을 다지며 알찬 시간을 보내겠다”고 밝혔다.

3가지 키워드로 ‘신태용호 1기’ 훈련캠프를 짚어봤다.

이란(8월 31일), 우즈베키스탄(9월 6일)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앞둔 한국 축구대표팀이 21일 오후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됐다. 신태용 감독이 훈련 전 선수들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 파주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이란(8월 31일), 우즈베키스탄(9월 6일)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앞둔 한국 축구대표팀이 21일 오후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됐다. 신태용 감독이 훈련 전 선수들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 파주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냉정

한국은 유독 이란에 약했다. 상대전적 9승7무13패로 열세다. 얼마 전까지는 팽팽했지만 2014브라질월드컵 준비 때부터 제대로 밀렸다. 러시아월드컵까지 2차례 아시아 최종예선(3경기)과 1차례 원정 평가전까지 4연패다.

1골도 못 넣었고 전부 0-1로 무릎을 꿇었다. 축구 팬들은 대표팀다운 시원한 경기력, 화끈한 승리를 기대한다. 신 감독도 알고 있다. 자신도 이란에 감정이 좋지 않다. 많지 않은(23회) A매치 기록이지만 1996아랍에미리트(UAE)아시안컵 8강전에서의 악몽을 잊을 수 없다.

신 감독이 1골을 넣었지만 한국은 2-6으로 대패했다. “평소 추구하는 과감한 공격축구로 여태 당해온 수모를 시원스럽게 날리고 싶다”는 것이 솔직한 마음이다. 그러나 평가전이 아닌, 월드컵 본선이 걸린 경기다.

더욱이 상대는 월드컵 본선진출을 조기 확정했다. 오히려 우리가 냉정해야 한다. 차분하게 이기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신 감독은 “개인감정을 잠시 접어두고 싶다. 다만 우리가 최근 4연패를 했지만 쉽게 무너지는 팀이 아니라는 것을 이번 기회에 확실히 각인시키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이란(8월 31일), 우즈베키스탄(9월 6일)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앞둔 한국 축구대표팀이 21일 오후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됐다. 대표팀 선수들이 부상 방지 훈련을 하고 있다. 파주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이란(8월 31일), 우즈베키스탄(9월 6일)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앞둔 한국 축구대표팀이 21일 오후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됐다. 대표팀 선수들이 부상 방지 훈련을 하고 있다. 파주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초심

20세 이하(U-20) 대표팀, 올림픽대표팀(U-23) 등 연령별 대표팀을 이끈 신 감독은 A대표팀에서 이런저런 제한과 제약 없이 선수들을 살폈고, 선발했다. 그리고 스스럼없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들을 전부 뽑았다”고 말했다.

올해 국내에서 개최된 U-20월드컵과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는 항상 딜레마에 빠졌다. 나이 제한 기준을 맞추는 것이 쉽지 않았다. A대표팀은 달랐다. 벤치가 추구하는 전략, 전술을 스펀지처럼 흡수하는 것이 성인 대표팀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최근인 5월에 호출된 태극전사들 다수가 물갈이됐다. 잠시 배제됐던 14명이 새롭게 발탁됐고, 베테랑들이 대거 승선했다. 신 감독이 이미 실력이 검증된 이들에게 또 다른 기대를 걸고 있는 부분이 있다.

초심이다. “후배들이 의기소침해져 있을 때, 또 팀이 침체돼 있을 때 다독여주는 역할을 베테랑들이 해줘야 한다. 이를 소집기간 끝까지 지켜줘야 한다. 열심히 훈련하고도 실전에 나서지 못했을 때 아쉬운 마음을 가질 수 있다. 출전 여부를 떠나 고참들부터 먼저 초심을 잃지 않고 동료들을 독려해주길 바란다.”

이란(8월 31일), 우즈베키스탄(9월 6일)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앞둔 한국 축구대표팀이 21일 오후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됐다. 대표팀 이동국과 염기훈이 훈련을 하고 있다. 파주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이란(8월 31일), 우즈베키스탄(9월 6일)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앞둔 한국 축구대표팀이 21일 오후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됐다. 대표팀 이동국과 염기훈이 훈련을 하고 있다. 파주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조화

대표팀은 최상의 조합에 나선다. 공격과 수비가 매끄럽고 유기적인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 공격 일변도의 전술은 치명적인 화를 불러올 수 있다. 물론 라인을 내린다고 해서 실점을 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전 포지션이 톱니처럼 맞물릴 때 시너지가 발휘된다.

신 감독은 공격의 다양성을 주목하고 있다. 공격 3총사 이동국(38)∼김신욱(29·이상 전북현대)∼황희찬(21·잘츠부르크)부터 든든하다. 구자철(28·아우크스부르크)∼손흥민(25·토트넘홋스퍼)∼이재성(25·전북)∼권창훈(23·디종FCO) 등이 주축을 이룰 공격 2선의 지원으로 다양한 공격 루트를 개척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신 감독은 “비슷한 스타일의 선수들만 여럿 뽑으면 옵션이 줄어들지만 지금은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생체리듬의 조화도 중요하다. 오후 9시 킥오프 시간대에 맞춰 오후 6시 30분부터 모든 훈련이 시작된다. 코칭스태프는 오후 8시 훈련도 고려했지만 식사, 수면 등 다른 스케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시간대를 앞당겼다.

부상 예방도 필수다. 대한축구협회 의무 팀이 최근 3년간 각급 대표 선수들의 자발적인 부상 사례를 종합해 마련한 11가지 부상방지 프로그램이 있다. 신태용호는 A대표팀으로는 처음으로 이를 시행한다. 첫 훈련에 앞서 태극전사들은 균형판, 고무줄 등을 활용한 스트레칭을 먼저 했다. 다치면 끝이다.

파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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